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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땐 이승엽, LA엔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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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3-24 15:30:16 수정 : 2009-03-24 15: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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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27.클리블랜드)에게 이승엽(33.요미우리)의 기백이 잠시 옮겨간 걸까.

또 한 번의 데자뷔(기시감)가 연출됐다. 베이징올림픽의 영웅 이승엽처럼, 추신수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결정적인 순간 극적으로 대포를 뿜었다.

추신수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과 WBC 결승에서 0-1로 끌려가던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일본 선발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의 낮게 떨어진 슬라이더를 그대로 걷어 올려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몸쪽 낮게 완벽하게 제구가 된 공이었으나 추신수가 힘으로 퍼올려 넘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선취점을 빼앗긴 데 이어 4회까지 1안타를 뽑는데 그쳤고 삼진은 4개나 당해 이와쿠마의 기를 잔뜩 살려줬던 대표팀은 추신수의 홈런으로 기사회생했다.

연장 10회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아깝게 무릎을 꿇었지만 추신수의 한 방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야구팬들은 불과 1년도 안 된 사이 너무나 똑 닮은 부활 과정을 이승엽과 추신수를 통해 지켜봤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알 수 없는 부진에 고개를 떨궜던 이승엽은 숙적 일본과 준결승에서 이와세 히토키로부터 우측 스탠드에 꽂히는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리고 침묵을 깼다.

"그동안 너무 못해 김경문 당시 대표팀 감독과 후배에게 미안했다"며 눈물을 쏟았던 이승엽은 쿠바와 결승전에서도 밀어서 투런 아치를 그리는 등 결정적인 찬스에서 대포를 베이징 하늘로 날려보냈다.

추신수도 마찬가지였다.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대표팀 합류 후부터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추신수는 11타수1안타로 저조했지만 22일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에서 2-0으로 앞선 1회 승부를 결정짓는 중월 3점포로 마음고생을 훌훌 털었고 결승에서 1-1 동점을 만드는 솔로 아치를 잇달아 그렸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번 WBC에서 태극마크를 고사한 이승엽 대신 빅리거 추신수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바랐고 추신수는 기대에 부응했다.

추신수는 개인적인 어려움을 딛고 대회 막판 해결사로서 가능성도 보여주면서 향후 국제대회에 대한 기대감도 안겼다.

한국이 우승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준우승에 머물렀어도 추신수가 터뜨린 두 방의 홈런은 야구팬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을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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