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멜라민 락토페린을 만든 동일한 뉴질랜드 회사에서 원료를 수입하고서도 일부 업체들이 이를 부인했다가 나중에 거짓임이 드러나는 바람에 분유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디 `dj11*'의 네티즌은 이날 관련 기사의 댓글로 "원료에 멜라민이 검출됐는데 어떻게 그 원료로 만든 분유에서 멜라민이 조금도 안 나올 수가 있느냐"며 "말이 돼냐"고 의아해했다.
우선 이처럼 분유.이유식 원료인 락토페린에서 멜라민이 검출됐지만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은 것은 최종 제품에서 멜라민이 희석돼 농도가 극미량으로 낮아졌거나 제품에 사용되기 전 압류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파스퇴르유업이 수입한 락토페린에서는 멜라민 1.9ppm 농도로 검출됐는데 이는 락토페린 1kg에 멜라민이 1.9mg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분유에 들어가는 락토페린의 양이 0.07%정도이므로 분유 1kg당 멜라민의 함량은 0.0013mg 즉 0.0013ppm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멜라민 분석법에서 멜라민의 검출한계는 0.1-1ppm으로, 이 보다 적은 농도로 존재할 경우 분석이 되지 않거나 신뢰할 수 없는 값으로 본다.
이 때문에 분유에는 실제로 검출기로 분석할 수 없을 만큼의 극미량의 멜라민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극미량이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국내 최대 분유 생산업체인 남양유업은 2일 "멜라민이 검출된 원료를 분유에는 쓰지 않았으며 수입한 뒤 창고에 쌓아둔 물량을 모두 압류당했다"고 밝혔으나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매일유업의 경우에는 식약청 조사 결과 멜라민이 검출되지는 않았으나 문제가 된 뉴질랜드 타투아사의 원료를 지난해까지 수입한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들의 의혹을 완전히 해소해주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국내 분유업체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일부 분유업체들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파스퇴르유업은 1일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의 사용 사실을 시인한 터여서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기 부모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크다.
생후 10개월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회사원 김모(31.여) 씨는 "분유에서는 검출이 안 됐다고 하지만 원료에서 분명히 나오지 않았냐"며 "창고에 쌓아두기만 하고 넣지 않았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업체라서 신중하게 선택해 아기에게 그동안 먹여왔는데 심한 배신감이 든다"며 "그간 아기에게 먹인 분유로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면 회사에 찾아가서 배상이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밝혔다.
생후 4개월된 아기를 두고 있는 회사원 김모(28.여) 씨 역시 "원료에서 멜라민이 나온 이상 국내 분유업체들이 아무리 자체 검사를 한다고 해도 더는 믿을 수가 없다"며 "분유 검사 결과 멜라민이 공식적으로 검출되지는 않았다고 해도 극소량이라도 들어있다면 아기에게 절대 먹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아이디 `philia21' 등 수많은 네티즌들이 "원료에서는 멜라민이 나온 것이 확인된 만큼 아기들의 안전을 위해 검사를 다시 하라"고 촉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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