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과거처럼 증권사로 몰려가거나 전화를 걸어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증권사 일선 창구의 전언이다.
추석이후 증시가 반등세로 나아갈 것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던 영업점 직원들도 투자자들 못지 않게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 투자자들 충격에 내성 = 투자자들은 증시가 반등하기는 커녕 미국발 금융시장 쇼크로 시장이 다시 폭락하자 이미 1차 급락의 충격을 경험한 탓인지 말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증권사 영업점으로 전화는 평소보다 많은 편이고 목소리에는 불안이 묻어있었으며 항의보다는 지난주 국내 증시가 반등했을 때 손절매 기회를 놓친데 대한 원망의 목소리 등을 냈다.
투자자들은 주가연계증권(ELS)의 위험성,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증권사들은 전했다.
현대증권 장철종 분당정자동지점장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는 대부분 망연자실한 표정이다"고 전했다.
대신증권 박환기 청담지점 부점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리먼브러더스와 ELS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객들이 우려하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 환매보다는 관망세 = 투자자들은 이미 손절매 기회를 놓쳤다고 보고 증시가 안정을 찾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추석 연휴 말미에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 소식을 듣도 개장과 동시에 손절매에 나서기도 하고 일각에서는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움직임이 큰 편은 아니라고 증권사들은 전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전체적으로 주식형펀드의 환매와 신규가입 금액이 각각 20억원 정도로 평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어 증시가 반등할 때마다 펀드환매나 손절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시청프라자 지점 관계자는 "펀드 고객들은 자포자기 상태로 멀리보고 기다리겠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안성환 영등포지점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매도, 매수 모두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견해가 절대적이다. 이번 급락세로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해소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투자자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 향후 전망 문의 잇따라 = 투자자들은 과거처럼 손절매를 하거나 항의성 전화를 하기보다는 앞으로 증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미국발 신용쇼크가 언제쯤 진정될지, 국내 ELS의 피해상황은 얼마나 될지 등에 대한 문의를 주로 했다.
한화증권 오영수 송도 인천경제자유구역지점장은 "고객들이 동요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물어보고 있으며 무리한 매매보다는 관망하며 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금융센터도곡본부 관계자는 "이런 약세장이 하루이틀이 아니라 계속 이어져서 그런지 향후 어떻게 되겠냐는 질문이 많다. 리먼 투자관련 질문도 많은데 전혀 문제없다고 답변하면 안심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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