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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가! 엄마가 제일 좋은 것만 사줄게”

입력 : 2008-06-23 13:03:53 수정 : 2008-06-23 13: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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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제품 화두는 ‘프리미엄’ ‘글로벌’ ‘오가닉’

 

[이허브] 2006년 6월, 백일을 막 지난 첫아들 재윤이의 유모차를 사려고 롯데백화점을 찾은 권오선(35·사진)씨는 여러 제품 사이에서 고민하다 129만원하는 노르웨이 명품 유모차 ‘스토케’를 구입했다. 당시 스토케 유모차는 수입 초기로 물량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권씨가 원하는 파란색 유모차를 사기까지 약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다.

권씨는 “국산 제품에 비해 3~4배나 비싼 가격이 부담되긴 했지만 아이에게 해주는 첫선물이라는 생각에 큰 마음먹고 구입했다”면서 “승용차 배기량이 아빠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낸다면 어떤 유모차를 밀고나오느냐로 엄마들의 수준이 판가름난다. 이왕이면 남의 시선도 있는데 평범한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 마치 우리 아이마저 평범한 아이가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안내킨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처럼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유모차가 처음 백화점에 등장한 것은 지난 2006년도 3월. 당시 스토케는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엄마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럭셔리를 추구하는 독특한 디자인이 바로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물론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아이를 안을 수 있게 차체가 높이 설계된 점과 우수한 핸들링 성능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엄마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로화 상승 영향으로 스토케는 149만까지 소비자값이 올랐으나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450만원이나 하는 유모차도 백화점에 등장해 엄마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며 고가의 수입 유모차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을 내비쳤다.

최근 몇 년 간 유아복과 유아 용품 시장의 화두로 ‘프리미엄’ ‘글로벌’ ‘오가닉’이 떠오르고 있다. 2007년 황금돼지해 특수로 신생아 출산율이 조금씩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소자녀 가정 증가로 자녀에 대한 소비성향이 활발해지면서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은 물론 국내 고급 브랜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3세까지 분류되는 유아의 경우 교육비 등 고정 투자비가 아동에 비해 월등히 낮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사주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이 유아시장에서 고급 브랜드, 해외 명품 브랜드의 매출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로 출산 연령은 높아지고 출산율은 낮아지는 반면 아이에 대한 경제적인 투자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에게 무언들 못해주겠냐’는 부모의 마음이 비싸더라도 좋은 것, 오가닉과 친환경 제품의 수요 붐을 이끌고 있다.

2005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오가닉 열풍은 현재 잠시 주춤한 상태긴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아이템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가닉이나 친환경 제품은 일반 제품과 비교해 30~50%까지 고가에 팔리고 있다. 의류에서 시작된 오가닉과 친환경 열풍은 먹는 식품과 바르는 화장품, 목용용품 등 그 범위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 유아동군 이종성MD는 “롯데백화점의 유아동군 매출은 최근 3~4년간 평균 10%대 고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특히 프리미엄 제품과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는데 이는 외동아이, 소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특별한 것만 해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 반영된 결과 아니겠냐”고 말했다. 

◆돌반지 대신 의류나 용품 선물 늘어나
유아관련 제품은 매출은 무엇보다 출산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롯데백화점 이종성 MD는 “2005년 1.08명 기준으로 현재 출산율 증가 추세로 신생아 수 증가가 시장의 규모 확대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값 파동도 유아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3.75g에 13만원 가량하는 금반지 구입이 부담스러워 진 탓에 의류나 용품으로 선물을 대신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최근 새로운 이벤트로 자리잡아가는 ‘베이비샤워’ 파티도 새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매출 증가에 한 몫 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보편화 된 파티로 출산 전 산모에게 축하와 함께 필요한 출산용품을 선물해 산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지인들끼리 육아정보를 교류하는 이벤트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 의류 시장은 약 1조 4천억원, 유아동 용품 시장은 4천억원으로 총 1조 8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3세를 기준으로 유아와 아동으로 브랜드가 나뉘지만 시장의 규모의 분리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다.

0~3세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유아시장은 유아복과 유아용품으로 나뉜다. 유아복은 내의류를 포함한 의복일체며 용품은 발육기(유모차, 카시트, 보행기 등)와 수유기(젖병, 소독기 등), 생활용품(세제, 스킨케어 등)으로 나뉜다.

심은연 기자 eys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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