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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 ‘귀여니’ 이윤세 "성형에는 당당…희곡 작가 될래요"

입력 : 2008-01-23 11:23:42 수정 : 2008-01-23 11: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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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요즘도 인터넷 소설과 카툰이 온라인 상에 쏟아지며 인기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중 몇몇 작품들은 출판되거나 영화 등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아직도 제2의, 제3의 인기 작가를 찾는 중이다.

인터넷 소설의 대명사로 불리는 ‘귀여니’ 이윤세(22)씨. 아직도 그가 쓴 작품들이 영화·연극 등에 각색되어 만들어지고 있고, 팬카페에서는 많은 이들이 그의 새 작품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끊임없는 이슈 메이커로 이따금씩 아직도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그녀는 요즘 어떻게 지낼까. 명동의 삼일로창고극장 2층 카페에서 이씨를 만났다. 아버지와 함께 도착한 그녀는 톡톡 튀고 당당할 것 같은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조용하고 차분했다.  대학생 특유의 생기발랄함은 있었으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신중하고 또 무거웠다. 

“여기(창고극장)에 와본 적 있어요. 제가 썼던 희곡이 무대에 오르게 돼 공연을 보러 한번 왔었지요.”

이제 대학 4학년인 그는 이제 졸업을 1년을 앞두고 있다. 그가 성균관대에 입학할 당시 네티즌 사이에서는 '특례 입학'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져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들이 학교생활에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아주 평범하게 학교생활 했어요. 일부러 입학 초기에 엠티도 꼬박 꼬박 참석하고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려고 노력했죠.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두렵기도 했지만 정말 꿋꿋이 다녔어요. 밴드에 가입해서 드럼을 배우기도 했고요. 하지만 출석 부를 때는 언제나 주눅이 들더군요. 이름이 불리면 여기 저기서 ‘쟤가 귀여니야?’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한 1년 지나니까 맘이 한결 편해졌어요.”

17세의 어린 나이에 연재했던 인터넷 소설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를 출간해 연이어 히트시키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귀여니즘’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지만 큰 인기와 함께 이모티콘를 비롯 과다한 인터넷 용어의 사용으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는 인터넷에 글을 쓰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 ‘우연’이라고 말한다. 당시 인터넷 소설이 막 붐을 일으키고 있었고, PC통신에는 인기 작가들이 우후준순처럼 등장했다. 일본 소설들이 쏟아지며 인기몰이를 시작할 즈음이었고, 본격적인 PC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였다.

이씨는 그저 인터넷 소설을 쓰는 많은 네티즌 중에 하나였지만 유명세를 타자 어느 덧 ‘한글 파괴 주범’이라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부모님께서는 처음에 제가 글을 연재한다고 하니까 웃으시면서 ‘곰도 구르는 재주가 있네’라고 하셨죠. 얻은 것도 많지만 사실 억울한 일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어느 특정 작가를 내가 비방했다고 유언비어가 퍼졌을 때는 너무 속상했어요. 내 글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하지도 않은 말이 사실인양 퍼질 때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 또 글 쓰는 일, 모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일텐데 어떻게 스트레스 해소할까.

“술을 좋아해요. 주량은 소주 한 병이구요. 한번은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 제가 종업원에게 종이와 연필을 빌려달라고 했대요. 그리고 뭔가를 막 적었다는데, 다음날 잠에서 깨서 종이를 읽어보니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 볼 수가 없었어요. 다만 몇몇 문장들이 보였는데 매우 자학적인 글이더군요. 무의식으로 쓰여진 것인데도 매우 상처가 깊은 그런 글들이었죠.”

요즘에는 역사책, 위인전 등을 즐겨 읽는다. 성공한 한 인간의 인생 굴곡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위안이 되고, 또한 배울 점도 많기 때문이란다. ‘고진감래’를 생각하며 과거의 힘들었던 일들이 새로운 자양분이 될 것을 믿는다고.

2004년과 2005년에는 ‘중국에서 한국 작가는 오직 귀여니 뿐’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중국에서도 한류 열풍에 한몫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중국 10개 도시 투어 사인회도 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많이 사랑 받았구나라고 생각해요. 그때는 오히려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았던 거 같아요. 참 신기한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내가 힘들고 어렵게 글을 쓰면 독자들도 읽을 때 힘들게 읽히는 것 같고, 내 스스로도 재밌게 잘 써내려가면 독자들도 재밌고 신나게 읽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스스로 늘 즐기면서 하자고 다짐합니다.”

최근에는 몰라보게 예뻐진 모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살이 많이 빠진 날씬해진 모습이 뒤늦게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던 것. 실제로 이씨는 대학가서 ‘안 해 본 다이어트가 없을 만큼’ 지독히 노력해 살을 뺐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성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의외로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냥 솔직하게 말해요. 요즘에는 워낙 다들 잘 아시고, 굳이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니까요. 가끔 미니홈피에 ‘어느 병원에서 했냐’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그냥 저는 성형에 대해 당당히 밝히는 편이에요.”

남자친구 있느냐는 질문에 금세 그녀의 얼굴에 발그레한 미소가 번진다.

“네, 있어요. 한 살 연상이고 소개팅으로 만났어요. 한 100일쯤 됐어요. 그냥 보통 대학생들처럼 장난도 치고 그렇죠. 절대 작품 얘기는 안해요.(웃음)”

얼마 전부터는 새로운 작업에 들어갔다. 처음으로 글을 연재하는 방식이 아닌 완성된 작품으로 선보일 계획. 이제 뭔가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3주전에는 핸드폰을 정지했다. 이유없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필요없는 문자만 보내게 되고 하다보니 집중이 안돼 선택한 일이다. 아예 아날로그로 돌아가서 작업에만 몰두하기로 했다.

 이씨는 1년 후 대학을 졸업하면 대학원에 진학해 희곡 공부를 더 전문적으로 할 계획이다. 희곡은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 흥미를 느끼게 됐다. 결정적인 계기는 자신이 쓴 연극 '체인징 파트너'를 인상깊게 본 직후였다. 연극을 보고나서 그는 연출자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실감했다고. 의도하지 않았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관객들의 폭소를 이끌어 내기도 하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기도 하는 등 너무나 뜻밖의 반응에 자신도 놀랐단다. ‘정말 연극이라는 것은 이렇게 다르구나’하는 강한 울림이 깊이 느껴졌다.

“쓰고 싶은 이야기요? 아직 너무 많아요. 특히 국제적인 사랑이야기를 꼭 쓰고 싶어요. 가령 일본남자와 한국 여자가 만나 좌충우돌 사랑을 그려나가는 이야기 같은.” 이씨의 두 눈이 반짝였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사진 박효상 객원기자 팀블로그 http://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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