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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反도핑 리포트]프로야구 홈런 급감은 ‘약발’ 떨어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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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1-07 10:20:44 수정 : 2008-01-07 10: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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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검사 도입논의후 ‘불거진 의혹’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스테로이드 파문은 홈런 추이에서 잘 드러난다.

MLB에선 1990년대 배리 본즈와 마크 맥과이어 등 거구의 근육질 타자들이 대거 등장해 날마다 홈런 기록이 경신되는 ‘홈런 랠리’를 펼쳤다. 98년까지 한 시즌 홈런 60개를 넘긴 타자는 베이브 루스와 로저 마리스 2명뿐이었다. 하지만 98∼2005년에는 그 기록이 여섯 번이나 나왔다. 본즈와 맥과이어는 ‘魔(마)의 70개’마저 훌쩍 넘겼다. 그러나 이 같은 랠리가 ‘금지약물의 힘’을 빌렸다는 ‘미첼 보고서’가 폭로되자 미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고 홈런 기록은 랠리 이전으로 회귀했다.

같은 시기 한국 프로야구는 어땠을까? 흥미롭게도 비슷한 패턴이다.

국내에선 90년대 중반까지 홈런 수위타자라도 30홈런을 치기 어려웠다. 92년 시즌 장종훈이 41개를 쳐내자 전문가들조차 상당 기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타자들의 몸집에 급격히 커지면서 홈런이 쏟아졌다.

용병 타이론 우즈가 98년 42개를 치더니 다음해 이승엽이 54개를 쳤고, 로마이어 등 용병 3명도 40홈런을 가볍게 넘겼다. 이런 추세는 2000년 박경완(40개), 2002년 이승엽(47개) 심정수(46개) 페르난데스(45개), 2003년 이승엽(56개) 심정수(53개) 등으로 이어졌다. 한 해 700개 정도였던 시즌 전체 홈런 수도 99년 1274개로 급증했고 2003년까지 매년 1000개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MLB 약물 파문으로 국내에서도 도핑검사 도입 논의가 시작되자 MLB처럼 홈런 ‘요요 현상’이 나타났다. 2005년 876개로 줄더니 2006년과 2007년에는 90년대 초 수준인 660개, 703개로 떨어졌다. 예전 홈런왕들은 현재 홈런 30개도 때리기 어렵다. 이같이 ‘이상한’ 홈런 하강곡선은 한국도 미국처럼 ‘약물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혹의 근거가 되고 있다.

특별기획취재팀=채희창(팀장)·김동진·박은주·유덕영·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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