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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D-100 지지율 1위=당선’ 공식, 노무현 빼고 다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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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8 20:00:00 수정 : 2021-11-29 15: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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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00일 전 여론조사들 되돌아보니
직선제 후 DJ·MB·박근혜 등 당시 선두
盧, 이회창에 밀리고도 극적으로 '당선'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후 치러진 역대 대선 100일 전 상황은 한마디로 파란의 연속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석 달여의 시간을 남겨 놓고 후보들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거나 선거일 직전까지 합종연횡이 이어지는 양상이 전개되면서 당선자 예측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다만 공통점은 존재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곤 선거 100일 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후보가 모두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초유의 ‘장미 대선’으로 치러진 2017년 제19대 대선은 여야 후보가 모두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다. 무소속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대항마로 떠올랐으나 대권 도전 선언 20일 만에 뜻을 접으면서 문 후보의 대세론이 굳어졌다. 선거를 100일 앞둔 시점 실시된 여론조사들에서 문 후보는 다자대결 구도에서도 3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다가 결국 당선됐다.

 

2012년 대선 D-100의 화두는 ‘안철수 바람’이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여론조사상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아직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제1야당 예비후보들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3자 대결 구도로 가는 듯했던 18대 대선은 문, 안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박 후보 대 문 후보의 맞대결 구도로 전개됐다. 문 후보가 막판 스퍼트를 올렸으나 박 후보에 석패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쥔 2007년 대선 100일 전엔 이미 ‘선거가 끝났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판세가 기울었다.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지리멸렬했던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더한 것보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승기를 굳혔다. 이 후보는 이후 ‘BBK 주가조작 의혹’이 확산하고 직전 대선에 당 후보로 나섰던 이회창 전 총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결국 2위와 역대 가장 큰 격차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뉴시스

2002년 대선 전에는 정몽준 의원이 변수로 떠올랐다. 당시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제1야당이던 민주당 노무현 후보보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열풍을 타고 단숨에 지지율 선두권에 입성한 정 의원을 더 경계해야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선언을 한 뒤 바람이 한풀 꺾이면서 야권 단일화 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열세가 점쳐졌던 노 후보가 극적으로 단일 후보가 됐고, 그 여세를 몰아 청와대 입성까지 성공했다.

 

후보가 난립했던 1997년 대선 D-100 상황에선 당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여론조사 선두에 오르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신한국당 경선에서 패배한 뒤 신당을 창당해 대선판에 뛰어든 이인제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판세가 요동쳤다. 선거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지금도 회자되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 성사됐고, 결국 김 후보가 당선됐다.

 

1992년, 1987년 대선을 앞두고는 모두 ‘양김’(김영삼·김대중)의 행보가 주목받았다. 1992년 대선에선 ‘3당 합당’을 통해 여당이 된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가 민주당 김대중, 통일국민당 정주영 후보를 꺾고 대통령이 됐다. 1987년엔 양김의 분열 속에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다. 이 두 대선에선 선거 전 여론조사 공표가 위법 논란에 휩싸여 있던 탓에 D-100 시점의 조사 결과를 찾아볼 순 없지만, 그 이전이나 뒤늦게 공개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마찬가지로 김영삼(1992년), 노태우(1987년) 후보가 각각 선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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