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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거래, 美 이은 세계 2위 나이지리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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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01 16:00:00 수정 : 2021-08-01 16: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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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반정부 시위 당시 시민단체 등 은행 계좌 정지
시위대, 암호화폐로 자금줄 마련
중앙은행 규제에도 거래량 증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나이지리아가 미국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이 많은 나라로 꼽혔다. 가상화폐가 반정부 시위를 위한 모금 수단으로 쓰이면서 그 인기가 식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의 가상화폐 규제 조치에도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 분석회사 체인어넬리시스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가상화폐 보유량은 올해 5월 기준 24억달러(약 2조7648억원)로 지난해 12월 6억8400만달러에서 급증했다.

 

가상화폐 중에서도 비트코인 거래량이 눈에 띈다.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 팩스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며, 나이지리아가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37억6000만달러, 나이지리아는 5억7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2월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가상화폐 매매 금지령을 내리며 제재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가상화폐 관련 은행 계좌를 전부 폐쇄하도록 명령했고, 금융기관은 가상화폐로 거래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식별해 제재토록 했다.

 

이 같은 규제에도 거래량이 급감하기는커녕 음지를 찾아 거래하는 사람은 더 늘어갔다.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루노의 마리우스 라이츠 매니저는 “나이지리아인들은 텔레그램·왓츠앱 등을 포함한 비공식 채널에서 거래를 늘렸고, 규제 기관은 모니터링이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가상화폐 인기의 주요한 배경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으로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위험 회피용으로 가상화폐를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불확실한 통화 정책도 한몫했다. 나이지리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가상화폐의 인기가 높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팩스풀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량 기준 1위는 미국, 2위 나이지리아에 이어 케냐가 8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0위를 차지했다.

 

나이지리아의 정치적 요인도 가상화폐의 인기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지난해 10월부터 경찰특수부대(SARS)의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발했고, 정부는 시위를 주도한 단체들의 은행 계좌를 정지시켰다. 자금줄이 막힌 시위대는 가상화폐로 해법을 모색했다. 특히 13명의 젊은 여성으로 이뤄진 페미니스트 연합은 가상화폐로만 15만달러의 펀딩을 받아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시위 당시 계좌가 막혀 애를 먹었던 한 시민사회 단체 지도자는 “가상화폐는 보험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좌가 막혔을 때 가상화폐로 자금을 융통했기에 직원 급여 지급과 시위대 식량 지급, 응급처치 등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구 구성에서 젊은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가상화폐의 인기로 작용한다. 나이지리아는 인구의 64%가 24세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 중 하나이며, 총인구는 2억1000만명으로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구 구성이 가상화폐와 같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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