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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ℓ 물통 지던 소녀…필리핀 사상 첫 金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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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7 19:09:19 수정 : 2021-07-27 22: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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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 역도 여자 55kg급서 1위
인구 6만의 버뮤다서도 첫 金 쾌거
코소보는 전쟁 아픔 딛고 유도 金2
튀니지, 수영 깜짝 우승 감동 안겨
필리핀의 하이딜린 디아스가 지난 26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역도 여자 55㎏급 경기에서 용상 127㎏을 들어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신화연합뉴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국가를 대표해 경기에 나서고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보며 국민은 희망을 얻는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나라일수록 더욱 그렇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에서도 여러 선수들이 자국에 희망을 쏘고 있다. 필리핀에선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 나왔고, 인구 188만명의 소국 코소보는 벌써 유도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다.

필리핀 국가대표 하이딜린 디아스(30)는 지난 26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역도 여자 55㎏급 경기에서 합계 224㎏(인상 97㎏, 용상 127㎏)를 들어 우승을 차지했다. 223㎏(인상 97㎏, 용상 126㎏)를 든 랴오추윈(중국)을 불과 1㎏ 차로 제쳤다. 디아스가 이날 딴 금메달은 필리핀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이다. 필리핀은 1924 파리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래 97년간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1928 암스테르담올림픽 때 테오필로 일데폰소가 남자 평영 200m에서 동메달로 첫 메달을 땄고, 1964 도쿄올림픽 때 안토니 비야누에바가 권투 페더급에서 첫 은메달을 안겼다. 디아스도 2016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명실상부한 필리핀 역도 전설로 남게 된 디아스의 유년시절은 그리 유복하지 않다.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디아스는 지독한 가난 탓에 물 40L를 지고 수백미터를 걸었다. 그때 나이가 11살로, 이때부터 삼촌에게 역도의 기초를 배우며 역도 선수의 꿈을 키웠다. 가난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디아스는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출전인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유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딴 코소보도 눈에 띈다. 1998~1999년 코소보 전쟁으로 ‘비극의 땅’이라 불렸던 코소보는 인구 188만명의 소국이다. 2008년 독립한 코소보는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코소보의 드스트리아 크라스니키.
코소보의 노라 계아코바.

코소보에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은 여자 48㎏급 디스트리아 크라스니키(26)와 여자 57㎏급 노라 계아코바(28). 크라스니키는 지난 24일 결승에서 일본의 도나키 후나(26)에게 절반승을 거뒀고, 계아코바는 지난 26일 결승에서 프랑스 선수 사라 레오니(23)를 시원한 한판승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라스니키는 경기 후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메달은 제 조국과 가족, 그리고 저를 지지해준 모든 분들의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버뮤다의 플로라 더피.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한 영국령의 작은 섬나라 버뮤다에서도 첫 금메달이 나왔다. 플로라 더피(34)는 27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여자 개인전에서 1시간55분36초로 우승했다. 더피는 “금메달을 따겠다는 내 개인의 꿈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버뮤다의 첫 금메달이어서 더 흥분된다”고 밝혔다.

튀니지의 아흐메드 하프나위.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에서도 깜짝 우승이 나왔다. 아흐메드 하프나위(19)는 지난 25일 열린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3초36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하프나위는 “시상식에서 국기를 배경으로 국가를 들으니 눈물이 났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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