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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교민 수용 1년… 경찰인재개발원 다시 찾은 양승조·오세현

입력 : 2021-01-28 23:00:00 수정 : 2021-01-30 14: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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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충남지사 “교민 품었던 충남 정신이 K-방역 시발점”
오세현 아산시장 “시민 정신에 경의… 백신 국면 선도할 것”
28일 우한교민 수용 1주년을 맞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찾은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 두번째). 충남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도시가 봉쇄돼 공포에 떨고 있었던 중국 우한 교민들이 정부가 보낸 전세기를 타고 귀국하자 이들을 가장 먼저 따뜻하게 품어 줬던 곳 충남 아산시 초사동 경찰인재개발원.

 

지난해 1월 29일 코로나19 발병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 교민들이 집 가까운 곳으로 온다는 소식에 반발하는 주민들이 던지는 계란 세례을 맞으며 “우한 교민도 우리 국민이다”며 주민들을 설득했던 양승조 충남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이 1년만인 28일 경찰인재개발원과 초사동 마을을 다시 찾았다.

 

양 지사와 오 시장은 1년전 이곳 초사동에서의 19일 동안의 현장집무실 근무와 귀국 교민들이 무사히 귀가하고 주민들과 잔치를 했던 그날이 상기됐는지 눈발이 세찬 도로에서 한동안 말없이 서서 감회서린 표정으로 마을과 숙소를 바라봤다.

 

1년전 정부가 우한 교민들의 임시생활시설로 아산경찰인재개발원을 발표하자 성난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가 쏟아졌고 당시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의 설득에도 주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농기계로 도로를 봉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성난 주민들이 던지는 계란을 맞으며 양 지사가 설득에 나섰고 "우한 교민도 우리 국민이고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아니다. 전염되지 않는다. 안심해도 된다. 여러분이 믿지 못한다면 가족과 함께 제가 경찰인재개발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겠다"며 주민들을 달랬다.

오세현 아산시장이 28일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우한교민 포용 1주년 기념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아산시 제공

우한 교민 수용을 거세게 반대했던 주민들은 양 지사가 도지사 집무실과 숙소를 옮겨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겠다고 말하자 농성을 위해 설치했던 천막과 도로를 막았던 농기계를 자진 철거했다. 주요 길목에 내걸었던 교민 수용 반대 현수막도 모두 거뒀다. 양 지사는 주민들과의 약속대로 초사동 마을회관에 임시집무실을 설치했고 인근 임시 숙소에서 부인 남윤자 여사와 함께 19일 동안 생활했다. 모든 식사는 인근 식당을 이용하며 교민수용으로 발길이 끊긴 음식점 활성화를 도모했다.

 

이 기간 동안 이곳 현장집무실에서 도정 업무를 처리했다. 매주 월요일 개최하는 실국원장회의를 비롯해 재난관리평가 인터뷰, 접견, 지방정부회의 등 도정 주요 회의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양 지사의 현장집무실에 이어 아산시장이 인근에 현장시장실을 설치했고 충남도의회 현장대책본부, 아산시 재난대책본부, 아산시보건소 이동진료소가 잇따라 설치되면서 초사2통 마을은 대한민국의 국민에 대한 넓고 따뜻한 품이자 코로나19 극복의 상징 마을이 됐다.

 

1년만에 경찰인재개발원을 찾은 양 지사와 오 시장은 입소자와 근무자를 격려한 뒤, 지난해 2월 우한 교민을 환송했던 정문으로 이동해 담화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 15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떠나는 교민들을 배웅하는 양승조 충남지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현 아산시장, 오광옥 충남경제진흥원장(오른쪽 앞줄 5번째부터 오른쪽 순). 김정모 기자

담화문을 통해 양 지사는 “우리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며, 더 큰 연대와 협력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왔다”며 “막바지 고비에 들어선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나아가자”고 말했다.

 

그는 “충남은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귀국 교민 지원에 나섰고 차분하고 성숙한 대응으로 코로나19에 맞섰다”며 “K-방역의 놀랄만한 성과는 바로 이런 충남 도민들의 공동체 정신으로부터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우한 교민 수용 과정에서 보여준 아산시민을 비롯한 충남도민들의 솔선수범과 슬기로운 대응은 범국민적 반대 여론을 되돌려놨다는 것이 양 지사의 생각이다.

 

양 지사는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지난해 2월 15일 경찰인재개발원 떠나는 교민들 향해 눈시울을 적시며 손 흔드는 양승조 충남지사(왼쪽부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현 아산시장. 김정모 기자

양 지사는 “아산에 현장집무실을 설치했던 것처럼, 비상한 각오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단’을 조직했다”고 소개하며 “도민 모두가 안전하게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백신 확보와 유통, 보관, 이상 반응에 대한 대비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준비해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아산시민은 우한교민을 맞이하며 전 세계가 극찬한 K-방역의 시작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오 시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우한 교민 수용 결정 이후 '우리가 아산이다'(We are ASAN) 캠페인을 통해 K-방역의 토대를 닦은 시민정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 이제 아산은 백신 국면을 선도해 K-방역의 마무리까지 해내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이순신종합운동장에는 아산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가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이곳에는 연면적 4084㎡, 1230여 평 규모로 설치되는 센터에는 의사 10명, 간호사 20명, 행정인력 40명이 배치된다. 하루 1500명의 시민에게 접종이 가능하다.

 

아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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