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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 분노가 끓어올라 폭발하는 지점이 다가오고 있다"

입력 : 2020-09-24 08:00:00 수정 : 2020-09-23 15: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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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우위에 서야 한다. 야권이 도덕적 우위에 있어야 비판과 견제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들의 바닥이 드러났을 때 공정을 말할 수 있는 신뢰를 갖도록 해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야권의 개혁과제를 제시하며 "제3의 길을 개척하고 당내 소장개혁파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23일 오전 영등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연사로 나섰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현 야권의 상황을 분석하고 개선해야 할 점을 짚었다.

 

그는 먼저 현 정치 상황에 대해 진단하며 "지금 이 상태라면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승리도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현재 집권세력은 정말 강고하다. 어용 시민단체와 어용 언론, 강고한 팬덤까지 단단하게 뭉쳐있다"며 "반면 우리 야권은 어떤가. 더 신뢰할 수 없고 비호감이 많아서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여론조사로도 나타난다. 여당에 엄청나게 실망하고도 야당을 대안으로 보지 않으니까 지지율이 빠지지도 않는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반사이익만으로는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상황 진단 하에 고쳐야만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즘 20~30대 청년들과 마라톤 모임을 가져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 대다수가 정치에 전혀 관심 없다. 야당에 대해서는 아예 귀를 닫는다. 관심이 없는 게 문제"라며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내놔도 메신저에 대한 신뢰도가 없다. 오랜 기간 누적된 이미지 때문이다. 야당에 대해서 기득권 이미지를 2030 세대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탄핵까지 겹치면서 더 크게 잃은 건, 유능한 경제세력 이미지를 잃었다는 것"이라며 "유능의 이미지다. 신뢰할 수 없지만 일은 잘한다는 이미지가 예전엔 있었다면, 탄핵을 통해 이것도 송두리째 잃었다"고 개탄했다.

 

또 제1야당 내부에 대해서도 "친이니 친박이니 당내 대립 문화에서 획일적인 이미지가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이 없고 개혁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국민이) 생각한다"며 "조직 전체가 똘똘 뭉쳐 집권하겠단 의지가 보이지 않는 문제도 있다. 종합하면 대안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실패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러 나온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야권에 절호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국민 분노가 끓어올라 폭발하는 지점이 다가오고 있다. 변화를 노력하면 찬스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과제에 대해 설명하며 안 대표는 "첫 번째로는 유능한 디지털 미래 세력이 되는 것"이라며 "인공지능 국가가 곧 경쟁력이다. 인력 양성에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그렇지 않다. 이런 부분을 야권이 선점해야 하고, 예산 배정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3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어느 나라건 너무 쪼그라들어 미래가 없을 때 제3의 길을 찾는다. 노선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나에 대해서 가지는 사고 범위를 벗어나야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혁신이 가능하고, 거짓과 선동에 능한 정부와 여당을 이기는 길"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인기영합주의와 단호하게 싸워야 한다"며 "집권만 할 수 있으면 무슨 짓이든 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목표는 선거 끝이 끝이 아니고 그게 시작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행동하는 게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과 소통하며 공감 능력을 키우자고도 말하며 "2030으로부터 야권이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 국민들을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국민들 밑에 서서 그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강경하게 진영 대결을 고집하는 세력과는 결별해야 한다며 "개천절 집회도 답답해서 나온 거겠지만, 엉뚱하게 현 집권세력을 도와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끼리 만족하는 집회가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화낸다고 목소리 높인다고 여론이 야당 편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안 대표는 당내 소장개혁파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사람 키우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미래정당, 민주정당이라면 다양한 스펙트럼을 인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우연히 국민의힘 지역 의원들을 만났는데 10년 이상 지방 의원을 하는 데 한 번도 교육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사람 키우는 정당을 모토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는 "도덕적 우위에 서야 한다. 야권이 도덕적 우위에 있어야 비판과 견제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며 "그들의 바닥이 드러났을 때 공정을 말할 수 있는 신뢰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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