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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혐의’ LS 총수일가 기소

입력 : 2020-06-04 19:23:11 수정 : 2020-06-05 08: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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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니꼬동제련 회장 등 3명 / 통행세 법인 세워 14년간 부당지원 / 총수일가 12명 93억원 부당이익 / LS 측 “정상 거래… 재판서 소명”

LS그룹이 통행세 수취 법인을 만들어 ‘일감 몰아주기’로 부당지원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LS그룹의 세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공정거래위원회가 LS그룹을 검찰에 고발한 지 2년 만이다. LS 측은 정상적인 거래였다며 향후 재판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민형)는 이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도석구 LS니꼬동제련 대표와 명노현 LS전선 대표, 박모 LS전선 부장과 각 법인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구자홍·구자엽·구자은 회장은 모두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명예회장의 조카다. 구자홍·구자엽 회장은 형제지간이며 구자은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구 회장 등은 통행세 수취 법인 LS글로벌을 설립한 후 2005년부터 약 14년 동안 21조원 규모의 전기동 일감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기동은 도전율을 좋게 하기 위해 전기 분해로 정련한 순도 높은 구리로 주로 전선이나 인쇄 배선 등에 사용된다.

 

이들은 국산과 수입 전기동 일감을 가리지 않고 몰아줬으며, 각각 233만t·17조원, 38만t·4조원 상당의 일감을 할인된 가격에 주거나 고액의 마진을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LS글로벌이 부당이득을 취하게 했다. 이로써 LS글로벌이 부당지원을 받은 액수는 국산 전기동 일감에서 약 168억원, 수입 전기동 일감에서 약 87억원에 달한다.

이런 방식으로 얻은 부당이익은 총수 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가기도 했다. LS글로벌 지분의 49%를 가지고 있던 총수 일가 12명은 일감 몰아주기로 LS 글로벌의 가치가 오르자 2011년 11월 98억원 상당의 보유 주식 전량을 LS에 매각해 총 93억원의 차익을 봤다. 검찰은 이 돈이 구 회장 일가 2세와 3세들의 경영권 유지 및 승계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2018년 6월 이 사건으로 LS그룹 계열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59억6000만원을 부과하고 구 회장 등 6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공정위가 고발 당시 총수 일가가 LS글로벌에 몰아줬다고 본 통행세는 197억원이었으나, 검찰이 이날 재판에 넘기면서 상정한 전체 통행세 금액은 총 255억원에 달한다. 고발 이후에도 LS니꼬동제련의 일감 몰아주기 행위가 끊이지 않았던 탓이다.

 

검찰 기소가 이뤄지자 LS그룹 측은 바로 반박 입장문을 냈다. LS 측은 “LS글로벌은 2005년 그룹의 주요 원자재인 전기동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동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설립돼 정상적인 가격으로 거래해 왔다”며 “회사 측이 공정위 및 검찰과 입장 차이가 있는 부분은 진행 중인 행정소송과 향후 형사재판을 통해 성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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