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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확진된 제주 단체관광 목사들… "이미 감염돼 여행한 듯"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6-01 15:15:55 수정 : 2020-06-01 16: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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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모녀처럼 손해배상 청구는 안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지난달 25일 제주도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경기 안양, 군포 지역 목사 중 6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며 제주도 지역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들의 증상 발현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제주도 여행 전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 교회 목회자 모임 단체 관광객들이 지난달 26일 다녀간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퍼시픽 리솜 내 시설에 1일 오전 임시휴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일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6명 중 1명인 A목사는 제주도를 출도한 지난달 27일부터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보였다.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이들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채 제주도에 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조사 결과) A목사가 제주 입도 전에 이미 감염돼서 제주에 들어왔다는 해석이 가능했다”며 “이를 토대로 잠복기를 거치고 전파력이 있는 시점에 (동료 목사들과)동행하면서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를 단체 여행한 이들은 안양지역 교회 3곳과 군포지역 교회 9곳의 목사, 교회 관계자 등 25명이다. 이들은 3대의 렌터카에 나눠 타 제주도를 여행했는데 같은 차량에 탑승했던 인원들 사이에서만 확진자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운전자 포함 같은 차량에 탑승한 인원은 8명으로 이중 6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제주도를 단체 여행했다. 제주도는 A목사가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출도일인 지난달 27일부터 호소했기 때문에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하고 제주도를 여행한 일명 ‘강남 모녀’처럼 “손해배상 청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조사에서 증상을 숨긴 고의성이 발견되면 엄정대처 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 군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제주여행 당시 머물렀던 숙소에 대해 지난달 31일 제주도 방역당국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는 여행자들의 동선을 파악하며 접촉자 파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제주 여행으로 119명의 접촉자가 자가격리조치 됐고 제주 내 업소 15곳이 임시 폐업했다. 이들은 서귀포 아인스호텔, 서귀포 퍼시픽 리솜 엘마리노 뷔페 등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지로는 제주시 한림공원, 송악산 주변, 오설록티뮤지엄, 천지연 폭포, 섭지코지, 성산일출봉, 비자림숲, 사려니숲길 등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와 방역당국은 이들의 카드내역 등을 통해 이동경로를 조사 중인데 직접 현금을 지불한 곳도 있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오전 제주여행 후 경기도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교회 목회자 일행이 다녀간 서귀포시 안덕면 오설록티뮤지엄에 임시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워낙 일행들이 많기 때문에 (접촉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단체 여행객들은 저희들이 어떻게 제지할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만 최소한 동선 분리라고 해주시기 바라겠다”고 당부했다. 원 지사는 제주 여행객에 대해 “(제주에) 오는 건 좋다. 대신 조심하셔야 한다”며 “들어오신 다음에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빨리 돌아가야지, 그때까지 별일 있겠어? 하지 마시고 제주에서 검사하고 지원해드리니까 바로 신고만 해 달라. 그러면 소송당할 일 없다”고 강조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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