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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상자 찜찜" "구매 줄일 것"… '쿠팡발 감염'에 소비자 불안 확산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5-30 11:06:42 수정 : 2020-05-30 13: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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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발 확진자 대거 발생… 온라인서 "택배로 감염될 수 있나" 질문 봇물 / 방역당국 "택배물품 통한 전파 가능성 낮지만, 물품 수령 후 반드시 손 씻어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해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방역 조치를 완화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쿠팡 물류센터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가 택배를 취급하는 만큼 택배를 통한 추가 감염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지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지역감염이 확산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택배로 배송된 물건을 통해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기존에 배송된 택배 물건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까봐 찜찜하다”, “온라인 구매를 자주하는 편인데 줄여야 할 것 같다” 등 반응도 많다.

 

쿠팡 물류센터에 이어 식자재를 주로 취급하는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오자 소비자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30대 전업주부 박모씨는 “이유식 재료를 주로 마켓컬리로 주문했는데, 아이 입으로 바이러스가 들어갔을까 봐 걱정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워킹맘’이라는 한 네티즌은 “장 볼 시간이 없어 온라인 구매를 자주 이용하는데, 불안한 마음에 현관에서 택배 상자를 뜯어 내용물을 소독하고, 상자는 바로 버렸다”고 털어놨다.

 

쿠팡물류센터발 감염은 경기 고양 물류센터, 경기 광주 현대그린푸드 물류센터, 서울 송파 마켓컬리 물류센터와 부천 콜센터 등지로 퍼진 데다, 서울 중구 KB생명보험 전화영업점에서도 별개의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는 등 수도권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29일 정오 기준 총 102명(종사자 72명, 접촉자 30명)이다.

 

바이러스가 택배 물건에 묻어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린다. 방역당국은 택배를 통한 감염은 희박하다고 밝혔지만, 택배 물건 표면에 생존한 바이러스가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빠른 우리나라 유통망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마켓컬리 물류센터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복합물류단지에서 마켓컬리 로고가 새겨진 배송 차량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택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고 있지 않다”며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도 여러 가지 평가를 통해 택배를 통한 감염 확산은 매우 낮다고 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양성이라고 해서 다 살아있는 바이러스, 전염력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골판지에서 최대 24시간 생존하는 것이 확인됐다는 미국 연구 보고도 있어 감염 우려를 간과할 수 없다. 로켓배송이나 새벽배송 등 하루 안에 주문한 물건을 배송받는 우리나라 유통망에서 빠른 배송으로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두고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택배 표면에 바이러스가 묻었더라도 양은 많지 않을 것이며 배송 과정에서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택배 배송 과정을 거치면서 바이러스 농도가 희석돼 감염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28일 오후 대전의 한 도로에서 쿠팡 택배 직원들이 차량에 택배물품을 싣고 있다. 뉴스1

방역당국은 택배물품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일축하면서도, 물품 수령 후 손을 깨끗하게 씻거나 세정제로 소독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29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58명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모두 수도권(서울 20명, 경기 20명, 인천 18명)에서 발생해 우려를 더한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 특성상 확산세를 조기에 차단하지 않으면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2~24일 사흘간 20명대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는 25~26일 이틀간 10명대로 떨어졌지만, 27일 쿠팡물류센터 근무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40명으로 늘었다. 전날(28일) 79명에 이어 이날 50명을 넘었는데, ‘일일 평균 신규환자 50명 미만’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제시한 목표 중 하나이다. 50명을 상회하는 확진자 수가 이어지면서 완화된 방역 방침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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