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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찬스’로 갑부 된 앙골라 전 대통령 딸 결국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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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3 22:18:17 수정 : 2020-01-23 22: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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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두스 산토스. AFP연합뉴스

앙골라 대통령이었던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고 아프리카 최대 갑부가 된 이사벨 두스산투스(47·사진)가 결국 기소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FP통신에 따르면 헬더 피타 그로스 앙골라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벨을 피의자 신분으로 정식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사벨은 18개월간 국영석유회사 소낭굴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사벨은 돈세탁, 불법적인 영향력 행사, 문서 위조 등 죄목을 우선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앙골라에서 38년간 장기 집권한 조제 에두아르두 두스산투스 전 대통령의 딸인 이사벨은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해 22억달러(약 2조5500억원)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아버지가 허가한 사업권을 통해 석유, 토지, 다이아몬드, 통신 부문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앙골라는 나이지리아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산유국으로, 국영석유회사는 수출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앙골라 경제의 핵심이다.

 

최근 부패 방지 비영리단체인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아프리카 플랫폼’이 입수한 ‘루안다 리크스’ 문서 71만여건을 토대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소속 언론인들이 7개월여간 취재한 결과, 이사벨은 2016년 소낭굴 최고경영자로 재직하면서 측근이 운영하는 회사에 1억1500만달러 어치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 등으로 부를 축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남편이 소낭굴로부터 포르투갈 석유기업 갈프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액면가의 15%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소낭굴의 저리 대출을 받아 지불했다. 갈프 주가가 폭등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됐으나, 이사벨은 소낭굴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 이자를 회사에 떠넘겼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남편이 앙골라 국영 다이아몬드 회사 소디암과 50대50 지분으로 스위스의 한 보석회사 매입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받아 사실상 공짜로 이 회사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앙골라 인구의 30%는 하루 1.9달러(약 2200원) 미만으로 생활한다. 이같이 국민 빈곤이 심각하지만, 이사벨은 아버지가 2017년 9월 퇴임한 뒤 영국으로 국적을 바꾸고 여전히 각종 사업체를 소유한 채 런던에서 호화 생활을 즐겨 범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이사벨은 여전히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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