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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 "역량 있는 검사들이 검찰 많이 떠나 안타까워" [황용호의 一筆揮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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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08 14:21:02 수정 : 2019-08-08 17: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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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 특정 영역의 중요한 보직을 특정 검사들이 맡는다는 우려 있어”/“윤 총장, 지적하신 말씀 검찰 업무에 신중히 반영”/“석 부위원장, 인사 불만스러워도 와신상담하며 때를 기다려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8일 신임 인사차 국회 대표실을 예방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에 대한 애정이 여전히 변함이 없다”면서도 “일 열심히 하는 역량 있는 검사들이 검찰을 많이 떠나고 있어 안타깝다. 이런 부분들을 잘 관리해 흔들리지 않게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법무부 장관 출신인 황 대표는 이날 “이왕 검찰총장이 됐으니까 균형 있게 검찰을 잘 이끌어가길 바란다”며 “이번 검찰 인사결과를 보면, 첫 인사라서 과정을 거쳐 가며 개선되겠지만 특정 영역의 중요한 보직을 특정 검사들이 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수사기관만이 아니고 준 사법기관으로서 법원과 검찰을 인권적 차원에서 잘 견제해 국민 인권이 굳건하게 지켜나가기 위한 마지막 보루”라며 “그런 면에서 검찰의 역할 담당에 부족함이 없는 균형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인사결과에 대해 (검찰)선배들의 우려가 많다”고 했다. 또 “형법에는 개인적 법익을 해하는 죄, 사회적 법익을 해하는 죄, 국가적 법익을 해하는 죄로 크게 3가지 종류의 범죄 영역이 있는데 그에 맞는 검찰 인사가 배치돼야하지 않나”라며 “그런 면에서 편향적인,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가 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은데 유념해야 할 것 같다”고 훈수를 두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검찰에 고소·고발한 사건들이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한 70여건이 된다”며 “그 중에 극히 일부만 처리됐고 나머지는 사실상 유야무야됐다”며 “공정한 수사가 된 것인지 우려가 적지 않다. 이런 부분들을 면밀히 살펴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잘 이끌어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에 윤 총장은 “지금은 공당의 대표지만 저희 검찰의 대선배신 대표님이 검찰에 늘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은 지적을 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지적해주신 말씀은 저희가 검찰 업무를 처리하는 데 신중하게 받아들여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석동현 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 부위원장(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신임 검찰총장 임명과 그 후속 간부 인사 과정에서 검사장들 포함 도합 60~70 명의 중견간부들이 무더기로 사표를 냈다고 한다”며 “전국의 검사 총 현원이 2,200명 정도이고 그중 부장검사 이상 간부검사가 600~700 명이니 10%가 일거에 그만둔 셈이다. 대단한 손실이다”고 했다.

 

이어 “매년 정기 인사이동 때마다 경제적 이유나 개인사정, 승진탈락 기타 인사 상 불만 등으로 사직하는 간부검사들이 평균 20 명 내외였다면 이번에 사직한 숫자가 이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어차피 인사는 대상자 모두가 만족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번처럼 중견간부검사들의 무더기 사직은 유별난 사태인 만큼 그 원인과 파장을 생각해 본다”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석 부위원장은 “우선 공안검사들이 몰락했다. 검사장 승진에서 다 빠졌고 공안검사들이 맡던 중요보직에도 공안검사 아닌 검사들을 보냈다”며 “무엇보다 최근에 용기 있게 현 정부의 관리나 주요 인사를 기소한 검사들과 과거 정부 때의 일로 인사불이익을 받은 사람들도 여럿이 보인다”며 이번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상당수가 아까운 사람들이다. 15년에서 20여년 검사경력이 하루아침에 사장되고 이들의 경험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검사들의 무더기 사표 제출 사태를 아쉬워했다.

 

또 “특히 선거· 노동· 대공사건 등을 담당하는 공안 분야의 경험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며 “현 정부는 공안을 뼛속깊이 싫어하지만 언젠가 시절이 바뀌어 그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필요한 때가 되면 어찌되나”라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 정부의 탈 원전정책으로 원전전문 연구인력, 기술 인력이 떠나고 공급이 안 되면 다음 정부에서 에너지정책이 바뀌어 원전을 재가동하고 싶어도 당장 전문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가동 못 할 것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석 부위원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검찰총장에 임명장을 주면서 현 정부 권력실세도 똑같이 엄정하게 수사하라 했다”며 “그러나 이번 검찰인사에서 보듯이 현 정부 사람들에게 손댄 검사들을 보란 듯이 불이익을 주었는데 무슨 진정성이 있나. 남아 있는 검사들이 과연 감히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눈치나 보지 않을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어“물론 그래도 기개 있는 검사들이 또 일부는 분명 나오리라 믿지만 인사권은 이만큼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검찰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정치권력의 충견 또는 시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이 인사권을 전횡하는 악습 곧 적폐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석 부위원장은 “다른 걱정은 중견간부 검사들의 무더기 사직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좌파성향의 민변 출신 경력변호사들이 대거 검사로 채용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고 걱정했다. 이어 “약 10 여 년 전 부터 검찰도 법원처럼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 졸업자가 사회경험 없이 바로 판사, 검사가 되는데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검사 일부를 변호사들 중 채용해 왔다”며 “그런데 이번처럼 공백이 크면 변호사 채용규모도 커질 공산이 크고, 그만큼 공직 진출에 욕심이 큰 민변 출신 변호사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런 등등의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너무 걱정스럽기에 아직도 검찰을 지키는 다수의 중견간부검사들께 당부하고 싶다”며 “보직 기타 인사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자는 것이다”고 호소했다.

 

그는 “어느 공직자보다 자존심이 강한 검사들이고 보니 상대적으로 나보다 일도 적게 하고 열정도, 정의감도 낮은데 정치권력

 

의 기류에 따른 자들이 우대를 받는 반면에 좌고우면 않고 일한 자신이 인사 상 불이익을 받으면 약도 오르고 의욕도 떨어질수 있다”며 “그래도 일체유심조, 마음과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어느 보직에서도 검사가 할일은 널려있다. 적어도 월급이나 기본처우에 차등은 없지 않나. 인사가 불만스러워도 와신상담하라”고 주문했다. 또 "새로운 보직이 한직이라 생각되어도 거기에도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화려한 자리가 아니고 신문,방송에 나지 않아도 평범한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억울함을 풀어주고 대의에 맞는 역할을 하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은 뒤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석 부위원장은 “불의한 공무원들과 탐욕이 가득한 토호들은 도처에 있고 서울이나 지방 어디든 권력실세를 업고 호가호위하는 자들이 있기 마련이다”며 “소신껏 싸우다가 방법이 사직밖에 없을 때 그때 사표를 내라”고 했다. 이어 “검사도 항상 무오류의 존재는 아니다. 잘못을 했거나 책임질 일 있을 때엔 사직을 각오하라”며 “수사 중 피의자가 과잉 수사나 비인권적 수사에 항거하여 투신자결 기타 극단적 선택을 해도 담당검사나 그 상급자가 왜 책임을 지지 않고 징계도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부당하고 집요한 수사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기업을 도산하게 만들고 그 기업인이 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아도 그 검사나 직근 상사검사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는 것이 현재 검찰의 모습이다”며 “공직자의 덕목 중에 나오고 물러 갈 때를 아는 것이 어렵고 그만큼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자화자찬 같지만 본인은 검사장 재직당시 수습중인 초임검사의 과오에 관리자로서 책임지는 뜻으로 사표를 냈다”며 “검사장으로 그런 처신을 한 것은 아마도 거의 유일할 것이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었다.

 

또 "검사들은 사표의 무게를 스스로 가벼이 해선 안 된다”며 “잘못 있거나 책임 질일 있을 때는 주저 없이 과감하게 사직해야 할 것이고, 단지 자신이 인사이동시에 인사불이익을 받았다는 이유로, 또는 그 자리에 가면 다음 자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사표 내는 것은 심사숙고하는 게 맞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 “인사 설움을 당했다고 생각되어도 몇 년이든 와신상담하며 때를 기다리라”고 말했다.

 

석 부위원장은 “잘못된 정치권력에 아부하거나 비굴하지 않아도 뜻과 소신대로 거악을 제압하는 수사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온다”며 “그때까지 어떤 보직에서든지 사소한 사건이라도 균형 있는 시각으로 국민의 소리를 열심히 듣고 올바른 방향으로 묵묵히 일을 한다면 국민의 공복으로서 검사가 해야 할 일, 검사에게 국민들이 바라는 일은 도처 어디에나 있음을 아직 현직에 있는 검사들은 항상 유념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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