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등의 여파로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돌파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고조되면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8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 때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4000.96 달러를 기록했다.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가격도 트로이온스 당 4020.00달러로 0.4%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4000달러를 돌파했다.

이처럼 가파른 상승률은 1979년 2차 석유 파동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처음이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52% 급등했다. 다른 귀금속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며 은의 경우 연초 대비 약 60% 오른 트로이 온스당 약 48달러로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는 데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과 프랑스 정치 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외신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과 2주째로 접어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유럽에서 가장 심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 가중 상황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피난처’인 금 시장에 몰려들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하는 와중에도 11개월 연속 금을 매입했다.
향후 금값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업자는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포트폴리오의 최대 15%를 금에 배분하라”라고 조언했다.
그는 화폐가치 하락, 지정학적 불확실성 상승 등의 경제 환경에서 금이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도 2026년 12월 금 가격 전망치를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6일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시장에 조정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스위스 기반 글로벌 금융기업인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AP에 포트폴리오(투자 목록) 쏠림을 경계하며 “금 변동성이 10∼15%에 달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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