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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벼슬? 윤여정, 78세에 불거진 ‘배우병’ 논란…당신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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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7 06:00:00 수정 : 2025-10-07 06:09:08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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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매거진 ‘하퍼스 바자 코리아’ 화보

‘배우’라는 직업에 과도한 자만심과 우월감을 가지고 타인을 무시하거나 건방진 태도를 보이는 것을 일명 ‘배우병’이라고 한다. 이 ‘배우병’은 보통 연기 경험이 없는 신인 배우나 가수·개그맨 등의 연예인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허세와 자의식 과잉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배우병’이란 단어는 연예인들 중에서도 특히 오만한 태도로 논란을 빚는 배우들을 비꼬기 위해 만들어졌다. 배우들이 영화제 시상식에서 가수들의 축하공연에 무표정으로 반응하거나, 인터뷰 등에서 거만한 행동으로 물의를 빚거나, 가수나 개그맨 등 다른 계통의 연예인을 무시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배우병’은 대개 연기 경험이 전무한 연예인들에게서 발생한다. 가수나 개그맨과 달리 현장에서 대접받는 상황을 경험하며 특권의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신인이나 타 계통의 연예인들이 직접 자신의 배우병을 언급하는 건 귀여운 수준이다. 김신영이 송혜교와 영화 ‘파랑주의보’를 찍고 나서 한동안 배우병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은 일이나 지상렬과 정준하가 드라마에 출연하고부터 배우병에 걸렸다고 밝힌 일화 등은 유쾌한 이야깃거리다.

 

그에 비해 최근 불거진 윤여정의 ‘배우병 논란’은 갑론을박을 일으키며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결혼 피로연’ 기자회견장 (뉴스1)

사건은 지난 9월 19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된 할리우드 영화 ‘결혼 피로연’의 기자회견에서 벌어졌다. 주연배우 윤여정을 향해 한 기자가 “영화의 매력을 짚어달라”고 하자 윤여정은 “난 세일즈맨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제가 홍보팀도 아니고, 연기를 했으면 내 미션은 끝난 거다. ‘이 영화를 어떻게 봐달라’는 것까지 말하는 건 내 파트가 아니다. 나는 연기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고 즐겁게 보건 아니건 그건 그 사람의 몫이다. ‘이 영화는 이러니 이걸 사주십시오’하는 세일즈는 못하겠다. 죄송하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윤여정의 태도에 여론은 차갑게 반응했다. 영화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건 내 일이 아니다”라는 식의 말과 행동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정작 주목을 받은 건 작품이 아닌, 윤여정의 ‘태도’였다.

 

이날 윤여정에 대한 논란은 기자회견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무대인사에도 약속된 시간보다 15분이나 늦게 등장했다. 당시 수백 명의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관객들은 “상황이 어찌 됐든 기다린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사과 정도는 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입을 모았다.

 

같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원로배우 박근형, 예수정, 장용은 영화 ‘사람과 고기’ 홍보에 열과 성을 다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자 중 홍보를 거절한 건 윤여정, 한 명뿐이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결혼 피로연’ 기자회견장 (뉴스1)

이후 일각에서는 윤여정이 2021년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뒤 ‘배우병’에 걸린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세계적인 배우들도 영화를 홍보하려고 타국까지 날아간다”, “홍보비 안 받았으니 세일즈는 안 하겠다는 말인가”, “그냥 질문받은 대로 영화의 매력만 말했어도 됐을 텐데”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를 비난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윤여정 씨 말 공감된다. 배우는 연기로 말하는 게 맞다”, “소신이 멋있다” 등 옹호의 의견도 보냈다.

 

윤여정은 과거에도 과한 발언으로 ‘배우병’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2013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그는 자신이 ‘KBS 연예대상’에서 우수상을 탄 상황을 언급하며 “상에 대해서 욕을 좀 하고 갑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늙은이 불러다 놓고 우수상을 주면서 어린애들한테는 최우수상을 주더라. 그럼 난 뭐야. 이 아이보다 못했다는 거야. 화가 나서 혼났다”라며 자신의 속내를 밝혀 화제를 낳았다.

 

한편 윤여정 외에 ‘연기 은퇴’를 선언한 해리 포터의 배우 엠마 왓슨 역시 “영화 홍보는 영혼을 소모시킨다”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엠마 왓슨은 지난 9월 ‘할리우드 어센틱(Hollywood Authentic)’과의 인터뷰에서 “연기를 안 하는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건강한 시기일지도 모른다”라며 “연기 자체보다 더 큰 부담은 작품을 홍보하고 세일즈 하는 과정에 있다. 솔직히 말해, 무언가를 ‘파는’ 일은 전혀 그립지 않다. 그건 내 영혼을 소모시키는 일이라고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엠마 왓슨 (연합뉴스)

올해 78세인 윤여정은 데뷔 59년차의 원로 배우다. 그는 지금까지 105편의 드라마와 36편의 영화, 8편의 연극 등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입지에 앉았다. 그의 연기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대한민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으며 아시아 배우 최초로 미국 영화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과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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