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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부동산과 개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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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4 22:58:21 수정 : 2025-09-24 22:58:20
이도형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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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층에 휘둘리다간 민심 이탈 ‘순식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집권한 문재인정부는 5년 만에 정권을 보수진영에 내줬다. 문재인정부는 왜 실패했을까. 가장 크게 거론되는 건 ‘조국 사태’다. 역사도 그리 기록할 테다. 하지만, 국민의 속내, 밑바닥에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르다. ‘조국’보다는 ‘부동산’이다. 경실련 조사결과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2021년 5월까지 4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30평형 아파트 기준 6억20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치솟았다. 규제일변도 위주의 문재인정부 정책에 시장은 ‘똘똘한 한 채’로 대응했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 높아진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들은 올라가는 세금에 눈을 흘겼고, 서울에서 경기도로 쫓겨나는 사람들은 정부에 등을 돌렸다. ‘적폐청산’과 ‘20년 집권’은 덧없이 사라졌다.

문재인정부를 지켜본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을 것이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대출을 옥죄는 6·27 규제책이 나왔다. 시장은 이재명정부의 단호한 의지에 공감하는 듯했다. 9·7 선언을 통해서는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로드맵도 내놓았다.

이도형 정치부 기자

최근 들어 이상한 신호가 감지된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기준 서울의 집값은 전주대비 0.12% 오르며 직전주 0.09%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마포, 용산, 성동구 등 이른바 ‘한강벨트’ 라인 근처의 부동산 매물들이 속속 사라지거나 호가가 끝없이 올라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부동산 전문가 중 한 명인 채상욱 커넥티드 그라운드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를 접고 당분간 부동산 대랠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올린다”고 썼다. 명확한 공급대책이 부재한 채 ‘13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선언적 발표에 그쳤던 9·7 선언은 결국 시장에 ‘당분간 공급이 없을 것’이라는 시그널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의 기조로는 두세 달이면 3년치 상승을 다 해버린다”라고 말했다.

여권의 눈앞에 부동산 경고등이 켜진 것이나 진배없다. 문재인정부의 악몽이 어른거린다. ‘노란불’에 직면한 여권은 정작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에 대한 공격에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내 인사들이 연일 조 대법원장을 때리고 있다. 자진사퇴를 넘어 탄핵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러한 강공의 속에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라고 불리는 민주당 강성지지층의 요구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방선거 승리를 노리는 정 대표와 지방선거 출마를 어루만지는 후보군들 대부분이 조 대법원장과 사법부 공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5월 조 대법원장의 느닷없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3심 판결은 규명해야 할 일이다. 검찰 등에서 수사를 통해 밝히면 된다. 지금 여권이 벌이는 정치적 자원배분 행태가 5년 전 ‘적폐청산’에만 몰두하다 부동산 급등 신호를 놓쳤던 문재인정부와 비슷하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부동산 급등세와 관련한 당 차원의 메시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조희대’만이 넘쳐난다. 민심이 떠나는 건 순식간이다. 한 번 당하면 실수지만 두 번 당하면 바보다. 민주당은 노무현정부, 문재인정부에 이어 세 번째 부동산 경고음을 받고 있다. 세 번 당하면 바보를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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