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원내대표 합의 재협상 지시
김병기 “鄭 공개사과 하라” 충돌
李대통령도 “합의안 원치 않아”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째인 11일 더불어민주당이 특검 수사기간 연장과 수사 인력 증원을 골자로 한 ‘더 센’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별검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양당 원내 지도부가 전날 진통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민주당이 이날 협상을 파기하며 여야 간 벼랑 끝 대치 국면이 재개됐다. 앞선 협상 결렬과정에서는 집권여당 지도부 간 불협화음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킨 원안에 국민의힘 수정 요청사항을 반영한 수정안이다. 3대 특검의 수사 기간과 범위, 인력도 모두 확대됐다. 특검이 기간 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2회에 걸쳐 각 30일씩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고, 내란·채해병 특검은 파견 검사를 10명, 김건희 특검은 30명 늘렸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일방적 협상 결렬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당초 민주당은 전날 국민의힘의 요구를 수용해 특검 수사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도 최소화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도출했다. 금융당국 조직개편에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합의였지만,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과 당원들의 항의 문자가 쇄도하자 정청래 대표가 재협상을 지시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여야 합의안과 관련해 “우리 지도부 뜻과는 많이 다른 것이어서 어제 많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병기 원내대표를 향해 당내외 반발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대표에게 공개사과하라고 하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에도 “그런 거 할 때 혼자 하나”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전날 야당과의 협상이 정 대표와의 교감하에 진행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이 시킨 것 같다는 여론이 있더라”며 “몰랐다. 저는 그렇게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여야 협상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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