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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 1년 만에 남학생들 무릎… ‘레슬링 소녀’ 초등무대 제패

입력 : 2025-08-26 23:00:00 수정 : 2025-08-26 21:22:05
칠곡=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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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약동초 6학년 임하경양
초등 남녀 통합 -60㎏급 우승
“한국 첫 여성 올림픽 金 목표”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레슬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게요.”

 

레슬링 남녀 통합 경기에서 남학생들을 꺾고 전국 1위를 차지한 여학생이 있다. 경북 칠곡 약동초 6학년 임하경양이 주인공이다. 임양은 화려한 기술 대신 가장 기본적인 태클 기술 하나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레슬링계를 놀라게 했다.

전국레슬링대회에서 개인전 3연속 우승을 차지한 임하경양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다. 칠곡군 제공

26일 칠곡군에 따르면 임양은 레슬링을 시작한 지 불과 1년 만에 초등부 남녀 통합 ?60㎏급 자유형 랭킹 1위에 올랐다. 초등부는 남녀 구분 없이 혼성으로 실력을 겨룬다.

 

임양이 레슬링에 입문한 건 지난해 3월이다. 입문 초반 잇단 패배에 임양은 “그만두겠다”며 울며 떼를 쓰기도 했다. 임양이 처음 우승을 거둔 것은 지난 4월 전남 장흥군에서 열린 ‘전국레슬링대회’다. 지난 6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제50회 KBS배 양정모 올림픽 제패 기념 전국레슬링대회’에서 남학생들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달 24일 경남 고성에서 펼쳐진 ‘제53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전국학생레슬링선수권대회’까지 제패하며 개인전 3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경기에 참여한 국가대표 출신 해설진은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이기는 모습이 놀랍다”며 임양을 칭찬했다. 임양이 처음 레슬링을 배운 칠곡호이레슬링클럽의 코치는 “레슬링을 오래 배운 또래와 달리 임양의 무기는 단순하다”며 “수십 가지 기술 대신 기본기에 충실한 임양의 집념이 강점이라 누구도 쉽게 꺾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양의 훈련에는 그의 아버지가 늘 함께했다. 아버지 임종구(50)씨 역시 고등학교 시절 레슬링 선수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해군 특수부대에서 배운 ‘될 때까지 한다’는 정신을 딸에게 가르쳤다.

 

임양은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지만 아빠가 끝까지 해내야 한다고 해서 버텼고 지금은 레슬링이 너무 재밌다”면서 “매트 위에 서면 오히려 신난다”고 말했다. 또한 “금메달을 딴 뒤에는 특수부대에 들어가 군 복무를 하고 싶다. 여자도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며 “군 생활이 끝나면 유명인이 돼 영향력을 넓히고 유튜브로 번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칠곡=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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