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도 반복
수문 설치 땐 지역 식수 부족
새 취수원 발굴해야 할 수도
환경부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겼던 울산 반구대 암각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획했던 사연댐 수문 설치 시기를 당기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장관은 26일 최근 침수 문제를 겪은 반구대 암각화 현장을 방문,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연댐 수문 설치 계획을 보고받았다.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시 울주군 사연댐 상류 저수 구역에 있다. 약 7000∼35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신석기 시대 수렵·어로 모습을 표현한 유적이다. 지난 7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현재 암각화는 사연댐 저수 수위가 53m를 넘으면 물에 잠긴다. 암각화는 지난달 여름철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36일이 지난 24일에야 물 밖에 나왔다. 사연댐에 수위 조절용 수문이 없어 생긴 문제다. 정부는 1995년 암각화 국보 지정 이후 차수벽 설치, 생태 제방 건설, 대곡천 물길 변경, 투명 카이네틱 댐(가변형 임시 물막이) 등을 고려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정부가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암각화 보존 관련 사업에 쓴 돈만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환경부는 2030년까지 수문 3개를 설치해 배수량을 높이는 사연댐 안정성 강화 사업을 추진 중인데, 설치를 최대한 앞당겨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배수량을 높일 경우 사연댐이 제공하던 울산시 식수가 5만t가량 부족해지게 된다. 지난 정부에선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 따라 대구시가 운문댐 대신 안동댐에서 물을 받고, 울산시가 운문댐에서 물을 받아 이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현 환경부는 안동댐 대신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대구시 용수를 제공하는 안도 고려 중이다. 이 경우 울산시는 새 취수원을 찾아야 한다. 김 장관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울산, 대구 등 지역 간 협력해 낙동강 수계 전반의 물 문제도 원만히 합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낙동강 수계 댐 후보지 4곳(예천군 용두천댐·김천시 감천댐·청도군 운문천댐·울주군 화야강댐)도 방문해 지자체,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과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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