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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APEC 때 북미정상회담 성사될까…6년전 판문점 만남 재현?

입력 : 2025-08-26 16:18:55 수정 : 2025-08-26 16: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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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김정은과 만남 권해…트럼프 "슬기로운 제안"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하는 북미대화 구상이 여러 번 거론돼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정은도 만나달라"고 제안하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것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고 시점도 언급했다.

올해 중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주할 수 있는 자리로는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꼽힌다. 아시아·태평양 일대 정상들이 모이는 다자 협력 회의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다양한 양자 대화의 장이 열리는 행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이던 2018년 파푸아뉴기니 APEC 정상회의에 불참한 사례가 있으나 미국은 APEC 정상회의에 대체로 대통령이 직접 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미 회담에서 APEC 참여 의향에 대한 질문에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답해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김 위원장이 북위 38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올 것인지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참석을 전제로 김 위원장에게 어떤 형태로든 초청 의사를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정상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APEC에 북한을 초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온다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고, 일종의 선후관계가 있는 제안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APEC 회원이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참석 대상이 아니지만, 의장국 주도로 회원 간 논의를 거쳐 비회원 자격으로 초청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 간 만남이 APEC이 열리는 경주가 아니라 2019년처럼 판문점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APEC 계기로 방한할 경우 그가 판문점에서 다시 김 위원장과 만나려 할 가능성에 주목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던 2019년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의 재현이 될 수 있기에 국제 문제 해결을 통한 성과 쌓기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물론 북한은 지금까지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외면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한국은 물론 북한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는 미국과도 대화할 가치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또한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은 지난달 담화에서 "조미(북미) 사이의 접촉은 미국의 희망일 뿐이다"라며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대화가 불가함을 공언했다.

다만 김여정은 "나는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토를 달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여정의 위 발언을 거론하며 "(미측의 제안 등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으로 보였다"고 해석했다.

정부는 북미 대화가 남북 접촉과 별개로 먼저 이뤄져도 좋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가능하기만 하다면 APEC을 계기로 하는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한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정상회담 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그렇게 하려면 누군가 그 작업을 위한 단초를 열어야 하는데 현재 국면을 냉정히 보면 남북보다 미북 쪽에 그런 가능성이 더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APEC 회의가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아직 제안 단계고 구상 단계의 초기라고 할 수 있다"며 "좀 더 상의하고 구체화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주목도가 떨어지는 다자회의에 참석한 전례가 거의 없는 만큼 APEC 회의 초청에 응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명예교수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김정은의 참석 여부를 떠나 한반도 지역에서 북미대화가 이뤄지도록 한국이 촉진자·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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