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기념한 서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사용한 만년필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 만든 것”이라며 즉석에서 만년필을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찾은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안내로 별도로 마련된 장소로 이동해 서명식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방명록 앞에 앉기 편하도록 의자를 빼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장면을 지켜본 뒤 “아주 아름답게 쓰셨다.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 아니냐”며 “영어와 한국어 중 정확성에 있어서 어느 언어가 더 정확하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컴퓨터가 쓰기엔 한국어가, 말하기엔 영어가 조금 더 나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데 사용한 펜을 가리키며 “저기 (사인에 사용한) 펜이 직접 대통령께서 가져오신 펜인가”라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맞다, 가져온 것이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펜을 들고 “좋다(nice)”를 연발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도로 가져가실 것이냐. 두께가 굉장히 아름답다. 어디서 만든 것이냐”고 재차 관심을 표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한국에서 만든 것”이라며 양손을 들어 보이며 가져가도 좋다는 의미의 제스처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펜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영광”이라며 “대통령이 하시는 아주 어려운 사인에 유용할 것”이라고 흔쾌히 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요청’에 따라 예정에 없이 이뤄진 증정이다. 해당 펜은 이 대통령이 공식 행사 시 서명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두 달에 걸쳐 수공으로 제작한 펜 케이스에 서명하기 편한 심을 넣어 제작했고, 펜 케이스는 태극 문양과 봉황이 각인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실 로고가 박힌 펜과 펜 케이스를 들어 보이며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아주 영광스럽게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가시기 전에 제가 대통령과 대표단께 선물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며 “이시바 총리가 받은 선물을 봤는데 사진첩이더라”라고 화답했다.

앞서 지난 2월7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사진첩을 선물했다. 사진첩 표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대선 유세 중 총격을 당한 직후 연단에서 대중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리는 장면이 담겼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기념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춤형 선물’을 제작해 공식 전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의 선물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에서 제작한 골프채, 거북선,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선물했다.

금속 거북선은 실제 조선업 종사자가 제작한 거북선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 조선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했다. 금속 거북선은 HD현대중공업 오정철 명장이 제작했다. 골프채는 국내 업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장 등 체형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작한 퍼터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각인돼 있다. 마가 모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까지 착용한 적이 없던 ‘카우보이 모자’ 형태로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의 것까지 함께 제작해 선물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서명이 담긴 선물을 이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건네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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