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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李대통령 펜 보고 "제가 써도 되나"…李 "영광"

입력 : 2025-08-26 09:32:49 수정 : 2025-08-26 13: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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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방명록 적다 트럼프 즉석 요청에 펜 선물…"소중히 간직하겠다"
방명록엔 '한미동맹 황금시대'…트럼프, 직접 의자 빼주며 "아름답게 쓰셨다"

"좋은 펜(nice pen)입니다. 괜찮으시면 제가 사용하겠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광이죠. 대통령님이 하시는 사인에 아주 잘 어울릴 겁니다."(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직전 백악관 방명록 작성에 사용한 자신의 서명용 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석에서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요청'에 따라 예정에 없이 이뤄진 증정이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준비한 선물. 명장이 제작한 금속 거북선, 국산 골드파이브 수제 맞춤형 퍼터, 카우보이 마가 모자, 펜 등이다. 펜은 선물이 아닌 이 대통령의 서명용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즉석에서 선물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낮 12시 32분께 백악관 웨스트윙(서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안내로 방명록을 작성했다. 회담 장소인 오벌오피스(집무실)에 입장하기 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방명록을 편하게 작성할 수 있게 직접 의자를 뒤로 빼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다소 두꺼운 두께의 갈색빛 펜으로 '한미동맹의 황금시대, 강하고 위대한 미래가 새로 시작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내려갔다.

 

이 대통령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대통령께서 오벌오피스를 새로 꾸미고 있다는데 밝고 황금색으로 빛나는 게 정말 보기 좋다. 품격이 있어 보이고 미국의 새로운 번영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준비한 ‘카우보이 마가 모자’. 대통령실 제공

방명록 작성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다가와 "아주 아름답게 쓰셨다.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 아니냐"며 "영어와 한국어 중에 정확성에 있어서 어느 언어가 낫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컴퓨터가 쓰기에는 한국어가 조금 낫고, 말하기에는 영어가 나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방명록 옆에 놓아둔 펜에 관심을 보이며 "펜은 대통령님의 것이냐"라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네, 제가 갖고 있는 펜"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의 펜을 들고 "좋다(nice)"를 연발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도로 가져가실 것이냐. 난 그 펜이 좋다(I like it). 두께가 매우 아름답다. 어디서 만든 것이냐"라고 거듭 관심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웃으며 "한국 것"이라고 답하고 양손을 들어 보이며 가져가도 좋다는 의미의 제스처를 취했고, 현장에 배석한 관계자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펜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영광"이라며 "대통령이 하시는 아주 어려운 사인에 유용할 것"이라고 흔쾌히 응했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이재명 대통령에게 준 선물. 백악관 기념 메달과 트럼프 대통령이 사인을 한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와 오찬 메뉴판.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펜을 들어 주변에 보여주며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선물을 아주 영광스럽고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떠나시기 전에 선물을 드리겠다"며 "잊어버리지 않게 도와달라. 나가느라 바빠서 잊어버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바로 현상해 직접 서명을 한 뒤 이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넸다고 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에 비치된 명패와 메뉴판, 백악관 기념품에도 직접 서명해 이 대통령 참모들에게 나눠줬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사후 브리핑에서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저희를 배려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친목의 시간을 가진 뒤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고 회담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준비한 선물. 명장이 제작한 금속 거북선, 국산 골드파이브 수제 맞춤형 퍼터, 카우보이 마가 모자, 펜 등이다. 펜은 선물이 아닌 이 대통령의 서명용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즉석에서 선물했다. 대통령실 제공

양국 정상 참모진 사이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은 한 줄로 서서 트럼프 대통령의 '에스코트'를 받아 백악관 안에 들어선 이 대통령을 악수로 맞이했다.

 

이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어로 "반갑습니다"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웃으며 서로의 손목을 가볍게 두드렸다. 이 대통령은 러트닉 장관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려 보이기도 했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응이 좋았다'는 평가에 대해 "사전에 어려운 분위기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의연하고 자연스럽게 대처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 풀렸다"며 "많이 대비한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정상이 어떻게 소화해서 대처하는지로 귀결된다. 대통령의 대응이 잘 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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