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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짜리 여행? 그런데도 사람들이 몰린다고요”…도대체 뭐길래

입력 : 2025-08-24 05:00:00 수정 : 2025-08-24 03:59:43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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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치솟고 불황이라더니…초고가 ‘프리미엄 여행’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

올해 상반기 해외여행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여행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객 수는 1456만362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402만3382명)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월별로는 1월(7.3%), 2월(4.5%), 3월(2.6%), 4월(1.8%), 5월(5.4%), 6월(0.3%)까지 모든 달에서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단순한 가격 대비 효율보다 경험의 질을 중시한다. 게티이미지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해외여행객 수는 2867만여명으로, 2022년(2272만명)보다 2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통계청 소매판매액 지수가 2.2% 감소하며 21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3000만원 남미 여행, 1억짜리 북극 크루즈…그런데도 완판?

 

여행사 실적도 프리미엄 상품 확대로 개선되는 분위기다. 하나투어는 올해 2분기 매출이 11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중·고가 패키지 판매 확대에 힘입어 순액조정매출은 6% 증가한 1073억원을 기록했다.

 

모두투어도 같은 기간 매출은 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했다. 영업이익 27억원, 당기순이익 6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모두투어는 ‘모두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패키지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은 일반 패키지보다 마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쇼핑·선택관광·팁’ 등을 제외하고 4~5성급 호텔 숙박과 여유 있는 일정으로 구성돼 고객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단순한 사치성 소비가 아닌 ‘경험 소비’로서의 여행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여행은 사치가 아닌 투자”

 

이 같은 흐름에 유통·플랫폼 업계도 고급 여행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5월, 브라질·아르헨티나·볼리비아·페루 등 남미 4개국을 14박 18일간 여행하는 패키지 상품을 2790만~2990만원에 선보였다. 현대홈쇼핑이 판매한 패키지 여행 중 역대 최고가 상품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출시한 2500만원대 남미 패키지는 2400명 이상이 주문하며 목표 매출의 18배를 달성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케냐 등 아프리카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1600만원대 프리미엄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자체 여행 플랫폼 ‘비아 신세계’를 론칭했다. 최근에는 북극 탐사 크루즈 상품을 1인당 1억1800만원부터 판매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업계는 현재 국내 주요 여행사들의 중·고가 패키지 상품 비중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 “여행은 이제 삶의 질을 높이는 경험 소비”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여행 수요 확대를 단순히 고소득층의 일시적 소비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고가 여행 상품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게티이미지

한 관광산업 전문가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한 가격 대비 효율보다 경험의 질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쇼핑 위주의 저가 패키지보다는 프라이빗하고 만족도 높은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단순한 사치가 아닌 삶의 질을 높이는 경험 소비 문화 확산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코로나19 이후 ‘한 번 떠날 때 제대로 떠난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고가 여행 상품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통·플랫폼 기업들도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여행 상품 자체의 기획과 브랜딩 주체로 진화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우선순위를 두는 영역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그는 “소매판매 지수는 하락했지만 해외여행 수요는 늘어난 것이 대표적 사례”라며 “프리미엄 여행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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