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증시 부양책에 외인도 ‘불신’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들이 110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새 정부의 세제개편안 등 증시 불확실성 요인들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고, 정부의 ‘오락가락’ 증시부양책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636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22조46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0조4001억원으로 8.01% 증가했고, 순이익은 91조2453억원으로 14.71% 증가했다.
이 같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아닌 해외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날 자본시장연구원의 김민기 연구위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상장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는 50조5000억원으로 이 중 인버스 ETF와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 비율이 43.2%에 달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아닌 고위험의 미국 ETF 등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주식 거래 양도소득세 기준을 ‘50억원 이상 보유’에서 ‘10억원 이상 보유’로 낮추는 새 정부의 세제개편안 때문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대주주 기준을 낮출 경우 이들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연말 대규모 매도에 나서고, 그 결과 대규모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만나보면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잘 모르거나 오해가 적지 않고, 과거 20년간 정부와 기업에 속았다는 불신이 쌓여 있다”며 “인도, 일본, 대만, 싱가포르, 중국 등과 주주친화 정책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라 사안이 엄중하고 시간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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