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0대 88%…고령층 사고 집중
#1. 지난 7월30일 오후 9시8분쯤 청송군 부남면의 과수원에서 농약살포기인 SS기(스피드 스프레이어)를 운전하던 70대 A씨가 기계에 깔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인근 병원으로 A씨를 긴급 이송했지만 사망했다.
#2. 지난 11일 오후 1시42분쯤 청도군 매전면의 한 과수원에서 SS기가 뒤집혀 60대 B씨가 깔렸다.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B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같은날 오후 1시39분 영주시 단산면에서는 농기계의 궤도식 바퀴에 70대 C씨가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월31일 오후 6시에는 문경시 농암면에서 60대 D씨가 경사로에서 경운기를 몰던 중 전복돼 얼굴을 크게 다쳤다.

경북소방본부는 최근 도내에서 농기계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농업인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19일 밝혔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올해 도내 농기계 안전사고로 인한 이송 환자는 모두 359명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23명, 부상자는 33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농기계 사고 719건이 발생해 51명이 숨지고 616명이 다쳤다.
올해 발생한 농기계 사고 기종은 경운기가 224명(6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트랙터 32명(8.9%), 농약살포기 24명(6.7%) 등이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125명(34.8%), 60대·80대 각각 96명(26.8%), 50대 23명(6.4%) 순을 보였다. 사고 원인으로는 고령 운전자의 조작 미숙과 노후 농기계 사용, 음주·과속 등 안전 수칙 미준수가 주로 꼽혔다.
농기계는 운전자가 외부에 노출된 상태에서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전복이나 추락 시 기계에 깔려 중상을 입는 사례가 빈번하다. 따라서 소방본부는 농기계 작업 전후 안전 점검과 경사로·좁은 길 진입 전 주변 안전 확인, 보호장구 착용, 교차로 신호 준수 등을 당부했다.
박성열 소방본부장은 “농기계 사고는 작은 부주의가 곧바로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농기계 사용 전후 철저한 점검과 안전 수칙 준수로 사고 예방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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