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이상 지방간 질환(MASLD) 환자에서 특정 유전자(PNPLA3) 변이가 면역 매개 간 손상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재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배시현 교수,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 70명의 구강 상피세포나 간 생검 조직으로부터 PNPLA3 유전자형을 분석하고, 간 조직 면역조직화학 염색을 통해 CD3(T세포), CD68(대식세포) 침윤 정도를 정량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대사이상지방간은 대사 이상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며, 심혈관 질환과 간경변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연구결과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에서 PNPLA3 유전자 ‘I148M 변이’(GG형)가 간 내 면역세포 침윤 증가 및 고도 섬유화 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PNPLA3 유전자 변이(GG형)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진행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해당 변이가 간 조직 내 면역세포 침윤과 염증 반응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처음으로 명확히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변이가 이뤄진 환자군(PNPLA3 GG형)은 변이가 없거나 일부 있는 환자군(GC/CC형)에 비해 고도 섬유화(F3 또는 F4) 비율이 높았다. 또 간문맥 주변 영역에서 면역세포(CD3⁺ 및 CD68⁺)의 침윤이 유의하게 증가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양상이 발견됐다. 변이(GG형) 환자군에서는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거나 간 섬유화를 일으키는 유전자의 발현도 현저히 높았다.
의료진은 환자가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미리 확인해 간 손상 위험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고 조기에 치료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유전적 연관성을 넘어서, PNPLA3 변이가 간 내 면역세포 침윤과 활성화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거나, 면역 관련 경로를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데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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