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은 EGS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 재확인
‘경주지진은 물론 동일본 대지진 영향 유추할 근거 없다’
2017년 포항지진 발생 당시 정부조사연구단장 이강근 교수는 포항지진이 인근 경주지진이나 동일본 대지진에 영향을 받지 않았고, 오로지 EGS지열발전으로 인해 촉발됐다고 증언했다.
13일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6호 법정에서 열린 포항지진 형사재판 2차 공판 내용을 발표했다.

형사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이강근 전 정부조사연구단장(현 서울대 교수)은, ‘포항-경주지진 발생시점이 시기적으로 가깝지만, 포항지진이 경주지진의 영향을 받았다고 유추할 근거가 없다’고 증언했다.
더욱이 이 교수는 이날 ‘안전장치도 없이 지열발전을 위한 시추작업은 잘못이다’. 그리고 ‘땅 속 깊이 차이로 인해 포항지진은 인근지역의 지하수 변동 영향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 ‘3차 물주입 즉, 2017년 4월15일 3.1 규모 지진발생 후, 지진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했으나 넥스지오 컨소시엄 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특히, 이 교수는 ‘지진발생에 있어 물주입 시점과 지진발생 시점간의 시차(time lag)가 존재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물주입 후 압력증가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물주입 시점과 지진발생 시점이 2개월 이상 멀어져 있는 만큼, 물주입이 포항지진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넥스지오 컨소시엄 측의 주장에 대한 상반되는 증언이 나왔다.
또, 맥가 박사의 이론에 근거해 ‘물주입량에 따른 최대 지진규모가 너무 크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 이 교수는, ‘정부조사연구단이 3차 물주입 후 발생한 지진은 유발지진으로 규정했고,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지진은 촉발지진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개념상 차이로 맥가 박사의 이론은 포항지진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그는 ‘만약, 넥스지오 컨소시엄 측이 맥가 박사의 이론을 신봉했다면, 3차 물주입 이후 절대 물주입을 재개하면 안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피의자측 변호인들은 반대신문을 통해 피의자 측에는 주의의무를 게을리하거나 과실책임이 없다는 점에 집중해서 신문해 나갔다.
먼저, 변호인들은 ‘넥스지오 컨소시엄 측이 지진발생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과, 만약 땅 밑에 있는 단층에 대해 자세히 알았다면 물주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는 증언을 이 교수로부터 유도해 냈다.
하지만, ‘5차 수리작업 이후에는 미소진동이 없었다’는 사실을 인식하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미소진동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관측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 교수가 증언했다.
한편, 이강근 교수가 규모 2.0 이상 지진 발생 후 물주입을 재개한 사례가 없었다고 말하자, 피의자측 변호인은 반박 자료로 프랑스 슐츠와 호주 쿠퍼 사례를 제시했으며, 이 교수는 해당 사례를 추후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건 재판장을 맡은 형사1부장 박광선 판사가 오전 오후 각각 한 번씩 시민들에게도 발언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했다.
특히 발언권을 얻은 모성은 범대본 의장은, 피해자측에서 주장하는 내용에 문제가 많다면서 지적했고, 고려대 이진환 교수를 증인으로 세워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일반시민들도 자세한 변론자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포항지진 범대본 회원들은 이날 오후 포항지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촉발지진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구호와, 수백차례 미소지진에도 불구하고 촉발지진을 방지하지 못한 ‘고위 공직자들도 법정에 세워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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