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과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수도권 곳곳에 시간당 강우량이 100㎜를 넘는 호우가 쏟아졌다.
인천 옹진군 덕적도(덕적면 북리)에는 이날 오전 8시 14분부터 오전 9시 14분까지 1시간 동안 149.2㎜의 기록적인 물폭탄이 떨어졌다. 이는 이달 3일 전남 함평(최대 1시간 강우량 147.5㎜)과 무안(142.1㎜)에 내린 호우를 뛰어넘은 것으로, 태풍 상륙 때를 제외하면 사실상 ‘역대 최강’ 수준이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에 설치된 ‘주교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선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105.0㎜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비슷한 시각 서울 은평구과 경기 김포시에서는 시간당 강우량 103.5㎜와 101.5㎜ 극한호우가 관측됐다.
시간당 강우량이 100㎜를 넘지 않아도 일반적인 집중호우 기준을 훌쩍 넘는 수준의 비가 수도권 곳곳에 쏟아졌다. 통상 1시간 강우량이 30㎜ 이상이거나 일강수량이 80㎜ 이상이면 집중호우라고 부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들어 오후 1시 45분까지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27차례 발송됐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강수량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 90㎜ 이상인 경우’ 또는 ‘1시간 강수량 72㎜ 이상인 경우’에 기상청이 직접 발송한다.
이날 집중호우는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과 제11호 태풍 버들이 공급한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쪽에서 남하해온 건조공기와 충돌하며 폭 좁은 비구름대를 동반한 정체전선을 형성한 영향이다.
여기에 정체전선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하층제트’(고도 약 1.5㎞ 대기 하층에서 부는 빠른 바람)를 일으켜 수증기를 추가로 공급하면서 강수량이 늘어났다.

시간당 강우량 70㎜ 이상의 극한호우는 14일 오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복해 나타날 전망이다.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수도권 주민들은 최신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며 대비할 필요가 있다.
오후 3시 현재 서울을 비롯한 많은 수도권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상황이다.
호우경보는 경기도 부천, 김포, 동두천, 연천, 포천, 가평, 고양, 양주, 의정부, 파주, 남양주와 강원도 철원, 화천, 동남권을 제외한 서울, 인천에 내려져 있다.
호우주의보는 경기도 안산, 시흥, 구리, 오산, 평택, 용인, 이천, 안성, 화성, 여주와 서해5도, 강원도 춘천, 양구평지, 강원북부산지, 서울 동남권에 발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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