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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급한 불 껐지만… 한화·DL 갈등은 확산일로

입력 : 2025-08-12 19:30:00 수정 : 2025-08-12 21:22:52
박유빈·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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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간 공방 날로 격화

저가거래 1000억대 과징금 놓고
한화 “DL 탓 여천NCC 큰 손실”
DL 측은 “장기계약 가격일 뿐”
이후에도 다시 계약 추진 의사
한화 “시장가로 신규 계약해야”

2026년 만기 차입금 5175억 달해
여천NCC 유동성 위기는 여전

DL그룹이 여천NCC에 사실상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음에도 한화그룹과 DL 사이 갈등은 오히려 격화하고 있다. 한화는 재차 “부도 위기 극복에 동참해 달라”며 DL이 저가 거래로 여천NCC에 큰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는데 DL은 1999년 장기계약을 맺었던 가격일 뿐 여천NCC에 손해를 입힐 만큼 무리하게 낮춘 가격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화그룹은 12일 자료를 통해 “올해 초 여천NCC가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에틸렌, C4R1 등 제품 저가 공급으로 법인세 등 추징액 1006억원을 부과받았다”며 “DL과 거래로 발생한 추징액이 962억원(96%), 한화와 거래는 44억원(4%)”이라고 밝혔다. 여천NCC가 납부해야 할 추징액 중 96%는 DL과의 저가 거래로 인해 발생했다는 주장으로, 한화는 “국세청은 시장가보다 낮은 거래가로 DL이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봐 법인세 추징액을 부과한 것”이라고 했다.

노조 “한화 지원 감사” 12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여천NCC지회 조합원이 ‘한화그룹의 여천NCC에 대한 신뢰와 지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여천NCC가 DL과 거래로 추징금이 부과된 제품 목록은 에틸렌 489억원, C4R1 361억원, 이소부탄 97억원, 기타 15억원 등이다. 국세청이 여천NCC와 DL 간 대표적인 저가 거래로 꼽은 제품은 C4R1이다. DL케미칼은 “여천NCC와 C4R1 거래계약을 체결한 1999년 당시 이 제품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고 난 뒤 남은 부산물에 불과했다”며 “당연히 가격은 낮았고 DL케미칼이 폴리부텐(PB)이라는 스페셜티 제품을 만드는 데 이 제품을 사용할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화 측 저가 거래 주장을 반박했다.

 

DL 측은 “과거에도 여천NCC와 저가 거래 문제로 세무조사를 받았다가 대법원이 기존 거래가 유효하다고 인정해 국세청이 부과했던 추징금이 취소된 판례가 있다”며 “이번 국세청 결정에도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L케미칼에 따르면 2007년 동일한 이유로 여천NCC가 국세청 추징금을 부과받았으나 불복소송을 통해 대법원은 2009년 취소 처분을 내렸다. DL은 여천NCC와 맺은 25년 장기계약이 지난해 만료됐으며 현재 다시 장기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한화는 “국세청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장 가격으로 새롭게 (기존) 계약이 체결돼야 한다”며 “DL이 주장하는 장기계약은 ‘여천NCC 정상화’라는 말에 정면으로 배치되며, 여천NCC에 빨대를 꽂아 막대한 이익을 취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한화는 석유화학업계 시황 변동이 반영되도록 5년 단위 단기계약을 주장한다.

 

여천NCC가 눈앞의 부도는 면했더라도 주주사 간 공방이 심화하며 자금 조달 능력을 두고 시장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여천NCC의 내년 중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물량은 약 5175억원 규모다.

 

오윤재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미사용 여신 한도와 유형자산 담보를 통한 차환 등으로 이 차입금에 대응할 것으로 보이지만, 차환이나 만기 연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확대됐다”며 “현재 논의되는 주주사 지원이 확정되더라도 자체 자금 조달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현금흐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동성 대응 능력에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천NCC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석유화학업계 전반에 사업 효율화 및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이 있다. LG화학은 고흡수성수지(SAP)를 생산하던 경북 김천공장을 철거하고 여수공장으로 통합하며, 전남 나주공장에서 스타이렌아크릴레이트라텍스(SAL)를 생산하던 일부 설비를 대산공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은 설비 노후화와 원가 경쟁력 악화로 설비 통폐합을 통해 운송비 절감과 집적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유빈·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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