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공식발표 안돼 ‘불확실성’ 여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관세전쟁’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금(金)에는 관세를 물리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 선물시장에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금 가격이 급락했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성명을 올려 “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1㎏ 금괴와 100온스(약 3.1㎏) 금괴가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을 지난달 31일 내렸다고 보도하면서 전 세계 금 시장이 들썩였다.

‘금 무관세’ 발표는 글로벌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요동치는 등 거듭되는 시장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 관세’ 보도 후 국제 선물시장에서 금 가격이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12월 선물가 온스당 3534.1달러)를 경신했다. 당시 백악관은 “금과 기타 특수품 관세 부과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곧 행정명령을 발효할 예정”이라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표 후 금값은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404.7달러(약 473만원)로 전 거래일 대비 2.5% 하락했다. 전 세계 금 정제의 약 70%를 담당하는 스위스도 한시름 덜게 됐다. 미국은 스위스산 골드바의 주요 수입국이다.
금 시장 혼란은 일단락됐지만 공식적인 정책 변경이 발표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특히 올해 금 가격은 세계 경제 불안정 속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정치·금융 불안의 바로미터”라며 “향후 정책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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