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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직 대통령 부부의 몰락… 다시는 이런 불행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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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12 23:27:28 수정 : 2025-08-12 23: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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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조작·공천 개입 등 각종 비리 의혹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어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지난 6일 특검 조사를 받은 이후 6일 만이다. 만약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역대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부부가 동시에 구치소에 구속 수감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다. 개인은 물론이고, 한 나라의 국격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불행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7일 김씨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3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영장 청구 당일에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이 필요한 사유를 담은 572쪽 분량의 구속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데 이어 그제 276쪽 분량 의견서를 추가로 제출했다고 한다. 김씨 구속 사유로만 모두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냈다는 얘기다. 적시된 혐의 사실이 입증된다면 하나하나가 중형을 면하기 어려운 범죄들이다. 합당한 처벌을 통해 법의 엄정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특검팀은 김씨가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 참석차 유럽 순방 길에 착용한 6200만 원대 반클리프 목걸이는 서희건설 측이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고 한다. 김씨 측은 해당 목걸이가 2010년쯤 모친에게 선물한 모조품이라고 진술했다. 특검은 서희건설이 김씨에게 목걸이를 선물하면서 인사 청탁을 했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윤석열정부 경호처에 로봇개를 납품했던 인사가 바셰론 콘스탄틴 명품시계를 김씨에게 제공한 의혹도 제기됐다. 김씨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했다고는 하나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 나오는 추가 범죄 혐의가 가관이다. 누구더러 김씨 주장을 믿으라고 할 텐가.

김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논문 표절과 허위 경력 등이 논란이 되자,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이며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식 이전부터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하는 등 국정을 농단했다. 아무런 뉘우침 없이 거짓을 반복하고, 거짓을 감추려 남편인 대통령과 국가기관을 총동원했다. 그러는 사이 나라 꼴은 우스워졌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될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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