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가 12일 열린 자신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직접 나서 최후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결혼 전의 문제들까지 지금까지 계속 거론돼 속상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오후 2시35분까지 서울중앙지법 321호에서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 마지막 순서에서 직접 나서 짧게 발언했다고 한다. 김씨는 “결혼 전의 문제들까지 지금까지 계속 거론돼 속상하다”며 “잘 판단해주시기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짧게 밝혔다고 한다. 김씨는 2009∼2012년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3800여 차례 통정·이상 거래로 시세 차익 8억1144만3596원을 거뒀다는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데, 이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씨는 6일 특검의 소환조사에 처음으로 출석하며 “국민 여러분께 저 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씨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영부인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축소하려는 수사 대응 전략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최후진술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취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26분쯤 법원에 도착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의 의미가 뭔가” “명품 선물 관련해 사실대로 진술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영장실질심사가 종료된 후 오후 3시쯤 법원에서 퇴장하면서도 “오늘 법정에서 직접 발언했나” “구속 필요성 주장에 어떤 입장인가” “혐의를 모두 부인하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무부 호송차에 올라탔다.
김씨는 구로구에 있는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결과를 기다린다. 재판부는 밤늦게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아니면 이튿날 새벽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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