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김제시 호남고속도로 차량 화재 현장에서 운전자들의 자발적 길 터주기로 소방차 출동로가 확보돼 화재 피해가 최소화됐다.
12일 전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3시46분쯤 김제시 금산면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금산사IC∼김제IC 구간에서 승용차와 화물차 등 4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나 화물차 전면 엔진실에서 불이 났다. 이로 인해 차량 전면이 전소됐으나 인명피해가 없었고, 3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지점은 금산119안전센터에서 4.5㎞가량 떨어져 있었으나, 당시 고속도로는 차량 정체로 답답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운전자들이 양쪽 차로를 비켜 길을 터 주면서 출동한 구급차와 소방차가 곧바로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고, 초기 진압과 환자 이송 또한 신속히 이뤄져 화재가 확대되는 것을 막았다.
출동을 담당한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 조용상 소방장은 “멀리서부터 차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길을 내는 모습을 보며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동했다”며 “덕분에 빠르게 현장에 도착해 화재를 진압하고 환자를 이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도소방본부는 오는 20일 을지연습, 민방위훈련과 연계해 ‘전국 동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소방서별로 교통량이 많은 정체 구간이나 협소한 도로 15㎞ 내외 구간을 선정해 실제 출동 훈련을 진행하며, 경찰·군·지자체 등 관계기관이 협력한다.
소방본부는 긴급차량 통행 시 운전자들의 신속한 양보가 생명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교차로와 일방통행 도로에서는 오른쪽 가장자리로 일시 정지하고, 편도 1차선 도로는 오른쪽으로 최대한 이동을, 또 편도 2차선 이상 도로에서는 긴급차량이 1차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른 차선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가 잠시 멈춰 긴급차량 통과를 돕는 것도 중요하다.
이오숙 전북도소방본부장은 “긴급차량의 길을 터 주는 것은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길”이라며 “운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양보가 위급한 순간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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