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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장 폭발·황산테러”… 日변호사 사칭 협박글 2년간 44건

입력 : 2025-08-11 18:04:42 수정 : 2025-08-11 21:28:51
안승진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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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사설망으로 팩스·이메일 전송
경찰, 동일 세력 염두 병합 수사
인터폴·국제 형사사법 공조 진행

‘공중협박’ 72건 중 48명 검거 그쳐
온라인상으로 이뤄져 수사 난항
광주 백화점도 폭발물 협박 소동
경찰력 낭비 등 사회적 비용 커

최근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 글에 경찰력 낭비와 경제적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찰이 11일 허위신고를 일삼는 세력을 특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전날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을 폭파하겠다며 2000여명을 대피시킨 협박 글과 2년 전부터 40여 차례 반복된 일본 변호사 명의를 도용한 협박 글에서 형식 등 공통점을 특정해 수사 중이다. 다만 모두 해외 주소가 사용돼 범인 특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23년 8월부터 시작된 일본 변호사 사칭 협박 글 44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 44건의 협박 글은 대부분 일본 변호사 ‘가라사와 다카히로’ 명의로 작성됐다. 전날 올림픽공원 폭파 글은 ‘조학석’이라는 변호사 명의로 작성됐는데 이 인물도 해당 일본 변호사와 관련이 있는 인물로 파악됐다.

일본 변호사 명의로 된 협박 글은 2023년 8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서울에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내용으로 시작돼 40여 차례 반복됐다. 지난 7일에도 국내 교육기관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황산테러 예고를 보냈다.

10일 한국체육산업개발 측에 수신된 일본 변호사 명의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폭파 협박 팩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찰이 수사 중인 협박 글 44건 중 18건은 이메일 형태, 26건은 팩스 형태로 전송됐는데 이메일과 팩스 모두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전송됐다. 이들 글은 모두 한국어와 일본어로 작성됐고, 어투와 형식이 비슷해 경찰은 동일 세력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일본에서 범행이 발생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발신자를 특정하기 위해 인터폴 공조 수사와 국제 형사사법 공조를 각각 3회, 5회 요청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상사설망을 이용한 만큼 일본 외 국가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허위 협박글은 경찰력 낭비와 함께 영업 피해, 국민 불안 등을 야기한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공중협박죄를 신설하고 적극적인 수사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범행이 대부분 온라인상으로 이뤄지는 탓에 수사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올림픽체조경기장)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에 따라 수색을 마치고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18일부터 7월31일까지 공중협박 혐의로 파악된 72건 중 검거된 인원은 48명에 그쳤다. 이 중 4명이 구속됐는데 모두 공중장소에서 대중을 상대로 위협을 하다 공중협박 혐의로 체포된 경우다. 온라인상 협박 글을 남긴 33명은 불구속됐다. 나머지 11명은 불송치로 종결됐다. 공중협박 혐의 피의자 48명 중 절반(24명)은 20~30대로 ‘장난으로 온라인 글을 올렸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 사안의 중대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불구속 처분이나 불송치가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협박 글에 대한 수사는 쉽지 않다. 지난달 7일 성신여대와 광주여대에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협박 글이 올라와 수백명이 대피하고 대학 캠퍼스 내 경찰특공대까지 투입된 사건 역시 해외발 메일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용자는 가상사설망을 사용해 범인 특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형식 등이 달라 일본 변호사 명의 협박 글과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봤다.

이날도 백화점 폭발물 관련 허위 협박 글이 올라 경찰력이 낭비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쯤 “광주 서구 롯데백화점에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협박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내용과 달리 롯데백화점은 동구에 있고 서구에는 신세계백화점이 있어 두 곳 모두 경찰특공대가 투입됐다. 경찰 출동에 고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고 낮 12시 전후 두 백화점은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온라인 협박 글이 잇따르자 경찰은 다수 경찰력이 투입되거나 사회적 비용이 야기된 사건은 구속 수사를 검토하고 손해배상도 적극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안승진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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