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위험도 비흡연자의 55배”
담배회사 상대 533억 손배소송
항소심 결과 앞두고 연구 주목
소세포폐암 환자 100명 중 98명은 장기적인 흡연 탓에 암에 걸리게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국내 발생률이 높은 주요 암 종류를 대상으로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위험도와 기여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건보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등에서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위험도와 암 발생 기여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흡연자의 암 발생위험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소세포폐암의 경우 54.5배, 편평세포폐암 21.4배, 편평세포후두암 8.3배 높았다. 1갑년은 하루에 1갑을 피우는 양이다.
장기 흡연자들은 암 발생 기여위험도 분석에서도 흡연이 소세포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가 98.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구진은 “기여위험도가 98%라는 것은 소세포폐암 환자 100명 중 98명은 흡연 때문에 해당 질병에 걸리게 됐다는 의미”라면서 “대장암, 위암, 간암은 소송 대상 암종보다 흡연이 기여하는 정도가 상당히 낮고 유전 등 흡연 이외의 원인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은 2014년 흡연 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며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약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20년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질병이 흡연 외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고,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했다고 하더라도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 손해배상을 구할 권리는 없다며 기각했다. 공단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지난 5월 최종 변론이 진행된 담배 소송 항소심은 조만간 선고기일을 지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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