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7억 이어 올 273억 완납
“울산 후배 벤처인들 꿈 펼치길”

“울산의 젊은 벤처인 후배들이 저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에 300억원을 기부한 이준호(78·사진) 덕산그룹 명예회장은 11일 유니스트에서 열린 ‘300억원 완납 기념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명예회장은 2021년 300억원 기부를 약정한 뒤, 2023년 27억원을 시작으로 올해 273억원을 추가로 쾌척했다.
덕산그룹 등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고향인 울산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하는 강소기업을 이끌어온 혁신가다. 그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일변도였던 울산에서 1982년 덕산산업을 창업해 지역 최초로 ‘반도체 소재’에 도전해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덕산그룹은 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이차전지 등 국가 핵심 산업에서 독자 기술로 소재·부품 국산화를 이끌어왔다. 덕산네오룩스·덕산하이메탈·덕산테코피아·덕산피앤브이 등 계열사를 통해 연 매출 4500억원 이상을 올리는 중견기업이다.
이 명예회장은 “40여년 전 울산에서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환경이 척박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면서 “후배들은 그런 어려움을 덜 겪길 바랐고, 울산 벤처기업 활성화에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이 유니스트에 기부를 하게 된 건 유니스트가 울산에 국내 최초로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을 개원하고, 194개의 창업기업을 배출하는 등 이 명예회장이 생각하는 미래 울산지역 산업지형 확장과 맞닿아 있어서다.
기부금은 덕산그룹 계열사의 코스닥 상장 주식을 학교에 증여하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대학은 발전기금 규정에 따라 현금뿐 아니라 주식도 기부받을 수 있다.
기부받은 주식은 매각한 뒤 대학에 필요한 자금으로 쓸 수 있다. 기부금은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와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챌린지융합관’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
박종래 유니스트 총장은 “기부금으로 학생들이 마음껏 도전하며,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바꿀 혁신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울산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중히 쓰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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