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비공식 유대 강화… 존재감 높이기
中, 항의보다 日 경제 협력에 더 치중
대만이 일본에 밀착하려는 시도가 최근 개선되는 중·일 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현지시간) 지난 6일과 9일 일본에서 열린 미국의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80년 기념식에 처음으로 대만 대표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의 주일대사 격인 리이양 주일 타이베이경제문화처 대표는 대만 대표단과 함께 참석했다. 리 대표는 히로시마 기념식에서 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대사와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이 일본을 방문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만났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최근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참패 후 이시바 시게루 총리 퇴진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오른 인물로, 교도통신은 린 부장이 이례적으로 일본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대만을 독립 국가가 아닌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린 부장의 방일에 대해 일본에 강하게 항의했다.
린 부장의 방일에 이은 리 대표의 등장은 일본과의 비공식 유대를 강화하고 국제무대에서 대만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SCMP는 짚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를 곱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중국과 일본 모두 개선되고 있는 양국 관계를 해치지 않으려 조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소재 중·미연구소(ICAS) 장이룬 연구원은 SCMP에 “타이베이(대만)는 공식적으로 금지선을 넘지 않으면서 국제 가시성을 높이려는 시험을 하고 있다”며 “미국의 아시아 최우방국(일본)과의 유대 강화를 시급히 추진해 강력한 미국 지원의 외형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시바 내각은 이미 국내 압박에 직면해 있고, 미·일 간 무역 갈등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중국과의 마찰을 키울 전략적 유인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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