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구 된 양국, 오래도록 친구로 남을 것”
두 정상, “트럼프에게 노별평화상을!” 이구동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년 넘게 이어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분쟁을 해결하며 ‘피스메이커’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백악관 안팎에선 벌써부터 ‘노벨평화상 수상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아래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평화 선언문이 체결됐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서에 서명했다. 중재자인 미국 행정부를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도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후 세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서로 손을 맞잡으며 기쁨을 표시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둘 다 옛 소련의 구성국이었다. 1991년 냉전 종식과 소련 해체를 계기로 나란히 독립국이 되었으나 그때부터 니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영토 분쟁이 시작됐다. 아제르바이잔 국민은 무슬림이 다수인 반면 아르메니아는 국민 대부분이 기독교인이다. 니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원래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속해 있었으나 기독교를 믿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분리주의 세력에 의해 점유돼왔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이 땅의 영유권을 놓고 지난 30여년 동안 전쟁만 두 차례 벌였다. 최근까지도 무력 충돌이 계속돼 인명피해가 꾸준히 발생했다.
그동안에는 옛 소련권 국가들의 맹주를 자처하는 러시아가 양국의 분쟁을 적절히 제어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갈등을 중재할 여력이 사실상 소진됐다.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백을 트럼프 대통령이 대신 채운 셈이 되었다.
선언문에는 미국의 중재 아래 아제르바이잔와 아르메니아가 군사적 충돌을 멈추고 양국 접경지를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접경지는 향후 99년간 미국이 사실상 위탁 운영 형식으로 관리하게 된다.

서명문 서명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가) 35년 동안 싸웠지만 이제는 친구가 되었고, 오랫동안 친구로 남을 것”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알리예프 대통령과 파시냔 총리는 감사의 뜻을 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방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올해 1월 취임 후 캄보디아·태국, 인도·파키스탄, 르완다·민주콩고 간 분쟁을 성사시킨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써 또 하나의 외교적 성과를 도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 말 한국과의 관세·무역 협상을 타결한 뒤 한·미 양국 대표단과 ‘피스메이커’라는 제목의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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