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APEC 계기 만나나

SCMP “트럼프, 방한 전 中 가거나
韓서 미·중 정상 별도회담 가능성”
트럼프 APEC 참석 아직 미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에이펙 정상회의가 두 정상이 직접 만날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펙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중국을 먼저 방문하거나 에이펙 행사 기간에 시 주석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시 주석은 에이펙 정상회의 참석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은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SCM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펙 정상회담 전에 중국을 찾을 경우 2017년 수도인 베이징을 방문한 것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 상하이 또는 다른 곳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앞서 양국 정상은 지난달 5일 통화를 했으며, 통화에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화답하며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초청했다.

또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첫 대면 회담을 한 뒤 기자들에게 “양측 모두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크다고 전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다만 자신과 왕 부장이 미·중 정상회담 일정은 논의하지 않았다며 “상호 합의 가능한 날짜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루비오·왕이 장관의 만남을 두고 “미·중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올해 에이펙 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나게 된다면 관세뿐 아니라 펜타닐, 희토류, 반도체 등 미·중 사이 갈등 요인이 된 각종 이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다만 SCMP는 분석가들을 인용해 대만 문제나 미국 내 대(對)중 강경파의 행동 등 여러 요인이 회담 개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