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파행 김민석 “국민 눈높이 미흡 송구”

“인준되면 국민 판단기둥 삼을 것”
野 “탈법·자격 미달 金, 지명 철회”
與는 “野 몽니”… 인준수순 밟을 듯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첨예한 여야 갈등 속 파행한 가운데 김 후보자는 26일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여전히 미흡하실 대목들에 송구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무자료, 무대책, 무자격”이라고 쏘아붙였고,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선 대선 불복”이라고 맞서며 총리 인준안 일방처리 방침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재산 관련 의혹 등에 대해 에둘러 유감의 뜻을 전하며 “민생위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 시대를 여는 참모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적었다. 그는 “이재명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18년의 야인생활 동안 하늘과 국민이 가장 두렵고, 감사함을 온몸으로 배웠다. 인준이 된다면, 국민과 하늘을 판단의 기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 후보자는 이어 “둘째 날 오후 늦게부터 야당 위원님들께서 회의장에 들어오시지 않아 자정에 자동 산회되었다”며 “결국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께서 제기한 ‘6억장롱현금’ 주장의 허위를 사과하는 것이 야당에 부담이 된 듯하다”며 야당의 검증 공세를 허위라고 주장하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전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자료 부실제출 논란’과 주 의원의 ‘장롱 속 6억원’ 발언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갈등이 극에 달하며 파행했다. 국민의힘 인청특위 위원들은 이날 ‘무자료·무능력·무염치의 3무(無) 청문회’였다고 반발하며 인사청문회 재개를 요구했다.

인청특위 간사 배준영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라도 김 후보자와 민주당이 자료를 제출하면 회의를 재개해서 후보자의 정책적 역량, 도덕성, 공직자의 자세가 됐는지를 (청문회) 날짜를 늘려서라도 확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탈법과 거짓말하는 자격 미달 총리 즉각 철회하라”며 단체 항의도 이어갔다.

배준영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인사청문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야당의 공세를 ‘트집 잡기’라고 보고, 인청특위가 김 후보자 심사 경과보고서 미채택 시 이르면 30일 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올려 일방 통과시킬 계획이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의 억지 정치 공세와 청문회 파행 유도는 국민주권정부의 출범을 지연시키고 정부 조직에 공백을 유도하려는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서 대선 불복까지 염두에 둔 의도”라며 “더 이상 몽니 부리지 말고 당장 인사청문회장으로 돌아와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김나현·이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