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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사라져 가는 거북 ‘남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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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26 22:59:09 수정 : 2025-06-26 22: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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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물거북 ‘남생이’는 조선시대에는 국권을 상징하는 어보(御寶)에 새겨졌을 만큼 역사적으로 상징성이 큰 동물이다. 또한 장수와 건강을 상징하는 한국 전통문화 속 십장생(十長生) 중 하나로,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해 왔다.

‘남생이 줄 서듯 하다’ ‘제터 방죽에 줄남생이 늘어앉듯’과 같은 우리 속담에서 알 수 있듯 과거에는 우리 주변에서 남생이 여러 마리가 강가를 따라 줄지어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남생이는 머리가 녹색이고, 옆면에는 담녹색 줄무늬가 흩어져 있다. 25∼45㎝까지 자라며 거북이종의 대표적인 특색인 등갑을 갖추고 있다. 갈색을 띠는 남생이의 등갑 중앙과 양측에 뚜렷한 융기선 세 개가 나 있어 다른 거북들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위험이 닥치면 이 등갑에 머리와 사지를 모두 숨겨 자신을 보호한다. 남생이는 겨울잠을 자는 대표적인 동물로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6개월간 동면에 들어간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4월부터 11월경까지 활동하는 남생이는 수초는 물론 곤충류, 갑각류, 어류의 사체까지 먹어치워 하천의 청소부로서 수생생태계 건강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짝짓기는 10월부터 11월 동면하기 전까지 얕은 물가 또는 물속에서 이루어진다.

과거에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남생이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남생이를 ‘멸종위기(EN, Endangered)’ 종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5년부터 남생이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제는 오랜 세월 우리 삶 속에서 자연과 문화를 함께해 온 남생이가 우리 땅에서 더 이상 사라지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도민석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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