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대구지역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전투표율이 전국 최저 수준이었던 대구는 지역 유권자들이 본투표에서 강한 참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대구 중구 성내3동 제2투표소 앞에는 투표를 위한 긴 대기 줄이 늘어졌다. 투표소는 투표 시작 시각인 오전 6시 전부터 40여명의 주민이 대기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투표소를 찾은 한 80대 이모씨는 “오늘 일정이 바빠서 아침 일찍 투표소에 왔다”면서 “투표를 포기하는 건 국민임을 포기하는 것과도 같다”고 했다.
수성구 고산3동 제1투표소에서는 어머니를 모시고 온 자영업자 곽모(54)씨가 투표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주소지 기준으로 정해진 투표소에서만 투표 참여가 가능해서다. 여러 투표소가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는 고산3동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가 헷갈려 헛걸음하는 유권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간 내당4동 행정복지센터 제1투표소에서도 투표 장소를 잘못 찾은 어르신 2명이 600여m 떨어진 다른 투표소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생애 첫 대선을 치른다는 김모(19·여) 씨는 “첫 선거라 무척 떨리지만 후보자 공약집을 꼼꼼히 읽고 왔다”면서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서민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할 것 같은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취업준비생인 박모(33) 씨는 “어느 분이 당선되던 청년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한다”며 새 대통령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대구에 661개, 경북에 916개 투표소에서 각각 투표가 진행 중이다. 이날 정오 기준 본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구(28.7%)와 경북(26.1%)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29일∼30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율에서는 대구가 25.6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경북은 31.52%를 나타냈다. 2022년 대선에서도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33.91%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대구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꺼리고 본 투표를 기다린 이유로 ‘부정선거 의혹’을 꼽았다. 계엄 사태 이후 보수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돼 사전투표율은 낮았지만 선거 막판 강한 보수 결집 영향으로 본투표율이 상승했다는 시각도 있다.
직장인 황모(57)씨는 “사전 투표는 부정이 많다고 얘기를 들어서 본투표 일에 꼭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싶었다”며 “저처럼 본투표를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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