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혜성 특급’ 김혜성(26)이 빅리그에서 살아남았다. 콜업 후 멀티 포지션 소화에 주루, 타격 능력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덕분이다. 다저스는 크리스 테일러를 지명양도(DFA)로 방출했다.
다저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B LA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토미 에드먼을 부상자 명단(IL)에서 복귀시켰고, 로스터 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테일러를 DFA 처리했다.
테일러를 방출했다는 것은 곧 김혜성의 빅리그 잔류를 의미한다. 시즌 개막을 마이너리그에서 맞이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것은 에드먼의 부상으로 인해 생긴 빈 자리 덕분이었다. 에드먼이 부상에서 회복해 다시 돌아오자 다저스는 김혜성을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려보내는 대신 테일러를 방출하는 것을 택한 셈이다.
지난 4일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김혜성은 멀티 포지션 소화에 빼어난 주루, 타격 능력까지 선보이고 있다. 김혜성은 19일 경기 전까지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452(31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9득점 3도루를 기록 중이다. 표본은 적지만, OPS는 1.066(출루율 0.485+장타율 0.581)에 달한다. 지난 15일엔 애슬레틱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때렸고, 16일엔 3안타 2볼넷으로 무려 5출루를 기록했다. 그는 17일 경기까지 9타석 연속 출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메이저리그 콜업 후 맹활약을 펼친 김혜성을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려보낼 명분이 없었던 다저스는 오랜 기간 팀에서 뛴 테일러와의 작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는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2016년부터 다저스에서 활약했으며, 2020년과 지난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다. 빅리그 통산 1093경기를 소화해 0.250의 타율과 108홈런 433타점 등을 기록했으나, 올 시즌엔 28경기에서 0.200의 타율과 2타점에 그쳤다.
다저스는 테일러의 방출에 앞서선 베테랑 백업 포수 오스틴 반스를 방출하고 유망주 포수 달튼 러싱을 콜업하기도 했다. 반스와 테일러 방출을 통해 야수진 세대교체를 점진적으로 하고 있는 다저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테일러를 떠나보내면서 김혜성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복귀 이후에도 빅리그 로스터에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그간 다저스의 백업 야수는 우타자 위주였으나 김혜성과 러싱과 같은 좌타자들로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이날 열린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날 에인절스의 선발이 좌완인 기쿠치 유세이였기 때문. 이날은 대주자나 대수비로도 기용되지 않았다. 다저스는 선발 토니 곤솔린이 4이닝 4실점으로 조기강판된 여파로 인해 4-6으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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