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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진짜 현장 일이 없어요”…정부가 띄우는 ‘모듈러 공법’ 뭐길래?

입력 : 2025-04-08 07:36:32 수정 : 2025-04-08 07: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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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20개월 연속 감소…1년 새 2만1000명 줄어
출근하는 건설 노동자들. 인력난과 경기 침체가 겹치며 일자리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뉴시스

 

“요즘 건설 현장 일자리가 진짜 없어요. 예전엔 그래도 일당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일이 안 떠요”

 

서울 구로구의 한 인력사무소 앞. 새벽 5시부터 모여든 일용직 구직자들은 “현장 구인 자체가 끊겼다”며 혀를 찼다. 건설 일감은 줄고, 실업급여 신청자는 치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안으로 주목하는 것이 ‘모듈러 공법’이다.

 

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6-3생활권에 위치한 모듈러 통합 공공임대 주택단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이 단지는 416세대 규모로, 모듈러 공법이 적용된 국내 최대 규모 공공주택이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 부재(모듈)를 공장에서 70% 이상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선 조립만 하는 방식이다.

 

공사 기간은 평균 20~30% 단축되고, 현장 인력 투입도 대폭 줄어든다.

 

최 부총리는 “생산성 하락과 인력난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놓인 건설 산업에 모듈러는 혁신적 대안”이라며 “정부가 확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공임대 모듈러주택 발주 물량을 2023년 1000호 → 2025년 2000호 → 이후 3000호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주택도시기금 추가 융자(10%)와 제도 개선도 병행 추진된다.

 

정부가 모듈러에 기대를 거는 배경엔 심각한 건설업 침체가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510억원, 두 달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실업급여 수급자 69만3000명 중 가장 많은 업종은 건설업(1만8000명)이었다.

 

건설업은 2023년 3월 대비 고용보험 가입자가 2만1000명 줄며,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시장 전체에서 고용은 증가했지만, 건설업만큼은 예외다.

 

신규 구인은 줄고, 구직자는 늘었다. 3월 구인배수는 0.32. 구직자 10명당 일자리 3개 꼴이다. 일자리는 줄고 실업자는 늘면서 건설업계 체감 고용 한파는 심화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장 인력 없이도 집을 지을 수 있다’는 모듈러 공법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북 문경에 설치된 모듈러 실증주택. 조립식 건축 방식이 적용됐다. 전문건설공제조합 제공

 

다만, 모듈러 도입이 일용직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는 고부가가치 건설 산업 전환과 인력 재배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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