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관세발 경기침체 공포에 국내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며 8개월 만에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06.17포인트(4.31%) 떨어진 2359.25에 거래를 시작하며 2400선을 내줬다. 오전 9시 30분 현재 115.53포인트(4.69%) 급락한 2349.89에 거래되며 장중 2350선도 붕괴되는 등 장중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4.28%), SK하이닉스(-6.53%), LG에너지솔루션(-2.74%), 현대차(-5.79%) 등 대형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에서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세계 모든 나라에 10%의 기본 관세를 5일부터 부과하고, 오는 9일부터는 국가별로 차등화된 개별관세를 추가한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발 관세 공포는 미국 증시의 급락으로 이어졌고, 그 충격이 국내 증시를 비롯한 전세계 증시를 강타하는 모습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5.97%, 5.82% 급락했다. 다우 지수도 5.5% 내렸다. 특히 테슬라(-10.42%) 엔비디아(-7.36%) 애플(-7.29%) 브로드컴(-5.01%) 등 주요 기술주 하락 폭이 컸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급락에 7일 오전 9시 12분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고 공시했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코스피), 6%(코스닥)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한 채 1분 이상 지속될 때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시장의 선물 및 현물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다.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되며 주가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지만, 워낙 미국의 관세 충격이 큰 탓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가 향방과 관련해 이번주에 발표될 경제지표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주에는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중앙은행(Fed) 회의록이 공개되고, 미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또 오는 8일 발표되는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실적도 변수다. 올 1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전체적인 이익 전망의 가늠자가 될 수 있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선행 주당순이익(EPS) 반등 추세가 뚜렷하다”며 “견조했던 반도체 수출과 반도체 업황 반등이 가시화되고 실적 불안심리가 완화되면 코스피에 상승 탄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