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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악화에 은행권 ‘깡통대출’ 급증… “고금리·공사비 상승”

입력 : 2024-04-17 08:33:06 수정 : 2024-04-17 08: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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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남산에서 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은행에서 대출해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 및 부동산업 불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해 말 무수익여신은 총 3조5207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말 2조7900억원보다 26.2%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연체여신과 이자 미계상 여신을 합한 수치로, 통상 ‘깡통 대출’로 불린다.

 

이자 미계상 여신은 부도업체 등에 대한 여신, 채무 상환 능력 악화 여신, 채권 재조정 여신 등을 포함한다.

 

회사별로 보면 신한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무수익여신이 크게 늘었다.

 

KB국민은행은 5221억원에서 7498억원으로 43.6%, 하나은행은 6521억원에서 8678억원으로 33.1% 각각 증가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4701억원에서 5289억원으로 12.5%, NH농협은행은 5130억원에서 7682억원으로 49.7% 각각 늘었다.

 

신한은행만 6327억원에서 6060억원으로 4.2% 줄었다.

 

각 은행이 공개한 ‘거액 무수익여신 증가업체 현황’을 보면, 건설·부동산업 업체들의 부도나 채무 불이행이 전체 무수익여신 증가를 이끈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회사명을 비공개로 했지만, 5대 은행에서 무수익여신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차주는 예외 없이 건설·부동산업 회사로 분류됐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에서는 부동산업을 하는 A 업체에 대한 무수익여신이 1년 새 645억원 증가했다. 채무 상환 능력 악화에 따른 이자 미계상 여신 발생 때문이었다.

 

신한은행에서도 주거용 건물 임대업을 해오던 B 업체에 대한 무수익여신이 347억원 늘었으며, 이는 부도업체의 채무 불이행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에서는 기타 토목 시설물 건설업을 하는 C 업체의 무수익여신이 604억원 발생했다. 유동성 악화로 채무 상환을 하지 못하게 된 경우였다.

 

우리은행에선 아파트 건설업체인 D사에 대한 무수익여신이 720억원으로 잡혔다. 기업신용평가에서 D등급을 받고 채권 재조정을 한 결과였다.

 

농협은행 역시 무수익여신이 420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어난 회사가 워크아웃으로 채권 재조정이 이뤄진 건설업체였다.

 

앞서 한국은행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고금리 지속, 공사비 상승 등의 비용 부담 증대로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재무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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