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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다시 파리… ‘완전한 개방’ 더 커진 자유 [심층기획-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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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6 18:49:24 수정 : 2024-04-20 17: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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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관중과 함께… 선수단 남녀동수 평등 대회
센강 타고 선수단 입장… 에펠탑 경기장 등 아트축제 기대
불안한 국제정세에 테러 등 우려… 폭염 또다른 변수로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지는 하계올림픽 개막이 100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진 뒤 3년 만에 돌아온 2024 파리 올림픽은 팬데믹 종식 이후 열리는 첫 올림픽이다. ‘예술 도시’ 파리는 시내 명소 곳곳을 경기장으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며 올림픽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멋진 대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테러 위협에 따른 치안 문제 등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제33회 하계올림픽인 파리 올림픽은 7월26일 개막해 8월11일까지 뜨거운 열전을 이어간다. 프랑스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건 1924년 이후 한 세기 만이라 의미가 더 깊다. 또 파리는 영국 런던(1908년·1948년·2012년)에 이어 하계올림픽을 세 차례(1900년·1924년·2024년) 개최한 도시로 이름을 남겼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첫 대회인 만큼 세계인의 진정한 스포츠 축제가 될 전망이다. 직전 도쿄 대회는 코로나19 탓에 무관중 대회로 치렀다. 올여름 파리 대회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구름 관중이 경기를 즐기는 하계올림픽이 될 예정이다.

파리 올림픽은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담아 펼쳐진다. 대회 슬로건도 포용을 강조한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다. 1만명이 넘는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남녀 비율은 역대 최초로 정확히 절반씩 맞춰 완전한 양성평등 대회로 치른다. 대회 마스코트는 ‘프리주(Phryge·사진)’라는 이름의 ‘자유의 모자’가 선정됐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시민군이 쓴 프리기아 모자를 형상화한 것으로, 자유·평등·박애를 상징하는 프랑스의 삼색기(청색·적색·백색)를 본떴다.

◆센강 타고 선수단 입장… 에펠탑 경기장 등 아트축제 기대

 

세계적인 예술도시답게 파리 올림픽은 100년 만에 또 한 번 올림픽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파리의 대표 관광지 곳곳에서 주요 경기를 치르면서 문화·예술과 스포츠를 결합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특히 개회식부터 파리 올림픽은 그간 보지 못했던 특별한 장면을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경기장 밖에서 개회식이 진행되는데, 그 상징적인 무대는 바로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과 에펠탑 옆의 트로카데로 광장이다. 각 참가국 선수들이 전통적인 경기장 입장 대신 배를 타고 센강 위로 수상 행진한다. 트로카데로 광장에선 화려한 축하무대가 이어진다.

에펠탑이 보이는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오륜 마크가 세워져 있다. 이번 대회는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다. 파리=AP연합뉴스

종목 경기들도 유서 깊은 건축물과 명소를 배경으로 열띤 경쟁을 펼친다. 에펠탑이 올려다보이는 샹드마르스 광장에선 비치 발리볼 경기가 열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선 근대 5종 경기와 승마가 개최된다. 한국의 ‘효자 종목’ 양궁은 나폴레옹이 잠든 파리 앵발리드 광장 인근 잔디 공원에서 열려 태극 궁사들은 이곳에서 금빛 활시위를 당긴다.

 

이처럼 프랑스 파리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경기장으로 변신하기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샹드마르스 광장엔 1만3000명이 수용 가능한 비치 발리볼 경기장이 공사 중에 있으며, 트로카데로 광장 아래 대형 분수대가 있던 자리는 메달을 딴 선수들이 퍼레이드를 펼칠 ‘챔피언스 파크’로 바뀌고 있다.

서핑보드 등 올림픽 6종목을 상징하는 도구를 든 밀로의 비너스 모형 조각상들이 프랑스 국회의사당 계단 앞에 설치돼 있다. 파리=AP연합뉴스

◆불안한 국제정세에 테러 등 우려… 폭염 또다른 변수로

 

100년 만의 파리 올림픽 기대감 속에 우려의 시선도 이어진다. 무엇보다 테러 위협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에 이어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 테러까지 벌어지자 파리 올림픽 치안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도 보안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린 상태다. 특히 센강에서 진행되는 수상 개막식이 테러 위협에 노출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개막식 관중 규모도 당초 60만명에서 32만명으로 줄였고, 선수단이 행진하는 센강 구간 주변과 시내에는 총 4만5000명의 경찰과 군인을 배치할 방침이다.

 

프랑스 국민도 안전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매체 르피가로가 여론조사 업체 오독사(Odoxa)에 의뢰해 지난달 13~14일 프랑스인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92%는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의 치안이 불안해졌다고 답했으며, 55%는 ‘매우 많이 불안해졌다’고 했다. 또 프랑스 국민 56%는 개인적으로 치안 불안에 노출된 경험이 있었고, 정부가 테러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신뢰하는 응답자는 38%에 불과했다.

총을 든 프랑스 군인들이 15일(현지시간) 파리 에펠탑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파리 도심 경계가 강화됐다. 파리=AFP연합뉴스

대회가 열리는 7∼8월 한여름 파리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폭염도 걱정이다. 지난해 7월 파리의 기온은 최고 43도까지 오를 정도로 무더위를 보였다. 더구나 최근 공개된 선수촌에서는 ‘친환경 올림픽’을 위해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혀 선수들이 경기장 밖에서 더위와의 싸움도 펼칠 전망이다.

 

센강 수질도 문제다. 파리는 센강에서 철인 3종 수영 종목과 ‘수영 마라톤’ 오픈 워터 스위밍을 치를 야심 찬 계획을 내세우면서 정화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 구간의 수질이 여전히 기준치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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